삼성 반도체 전권 쥔 전영현, 메모리사업부장 겸직 '파격' 대표이사 등극, HBM 운전대 직접 잡는다
김도현 기자공개 2024-11-28 09:37:57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0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반등을 위해 새 판을 짰다. 올 5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부임한 전영현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했다. 특히 부진의 진원지로 꼽힌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한 점이 파격적인 결정으로 여겨진다.◇여러 인물 하마평 돌던 메모리 수장 '선택은 전영현'
삼성전자는 27일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초유의 관심사였던 DS부문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주요 경영진 변동에 따른 후속 인사 및 조직개편의 폭도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로 전 부회장은 한종희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전 부회장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 만큼 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례적인 일로 30년 넘게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는 방증이다. 앞서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결국 DS부문장이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현재 메모리사업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준 데 이어 근원적인 경쟁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도 경쟁사에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이에 따라 메모리 산업 1위를 SK하이닉스에 빼앗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순히 왕좌에서 내려오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장기간 집권했던 것처럼 당분간 SK하이닉스가 산업을 장악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장기 관점에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캐시카우였던 범용 메모리는 중국이 잠식하는 분위기다.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에서 모두 치이는 샌드위치 신세인 셈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전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전 부회장은 여러 방면에서 최초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일단 그는 LG반도체 출신이다. 외부에서 삼성전자로 합류한 뒤 DS부문장이 오른 첫 사례다. 더불어 전 부회장은 2017년 DS부문을 떠나 삼성SDI 대표를 맡았고 최윤호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사실상 은퇴 수순처럼 보였다.
하지만 작년 정기인사에서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삼성전자로 돌아왔고 이듬해 5월에는 DS부문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만큼 전 부회장의 지난 1년은 극적이었다.
이제는 더욱 어깨가 무거워진 전 부회장이다. 메모리사업부장에 더해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까지 역임하면서 사실상 삼성 반도체가 그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현재 삼성 DS부문은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가릴 것 없이 부정적인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이 중에서도 메모리 부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는데 이번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컨트롤타워'에서 넘어온 김용관 사장, 전 부회장 보좌할 듯
김용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전략담당을 맡게 된 것도 관전 포인트다. 그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사업지원T/F 부사장으로 활동해왔다.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에 대해 "반도체 기획 및 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라며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돼 비즈니스를 안정화 궤도에 올린 후 2024년 5월 사업지원T/F으로 이동하여 반도체 지원담당으로서 기여해왔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김 사장은 전 부회장이 DS부문으로 전격 복귀할 시기에 사업지원T/F에 합류한 바 있다. 해당 부서에서 DS부문을 지원했는데, 이번 인사로 전진배치돼 전 부회장 근거리에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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