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국내 첫 SK하이닉스 집중 ETF 나왔다 "목표수익률 20%"조상현 현대운용 본부장 "AI 시대 핀셋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
구혜린 기자공개 2024-12-05 08:15:2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내 수익률 2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치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적정 밸류를 찾으면 이 부분은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삼성전자와의 역학관계 등 도전적인 상황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상무, 사진)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SK하이닉스를 대폭 편입한 신규 ETF(상장지수펀드)와 관련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ETF'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그는 트러스톤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을 거쳐 지난해 현대자산운용에 합류한 인물이다.
◇"SK하이닉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표본"
현대자산운용은 지난달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ETF'를 출시했다. 'R&D액티브',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 '포스트IPO액티브'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인 ETF 상품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7월 ETF 사업에 진출한 이후 패시브가 아닌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ETF 만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상품의 초점은 '밸류체인'보다 'SK하이닉스'에 맞춰져 있다.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ETF는 국내주식형 상품으로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한다. 2일 기준 총 15개 기업이 편입돼 있으나,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편입 비중이 43.03%로 절반에 근접한다.
단일 기업에 집중함으로써 AI 반도체를 테마로 한 ETF들과 차별을 꾀했다. 조 본부장은 "국내 기업 한 곳을 특정해 ETF를 만든 건 우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AI 사업이 개화해 반도체에 온기가 오는데 이들을 단순 테마로 묶으면 유사상품이 너무 많아지므로 핀셋 개념으로 SK하이닉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를 기준점으로 삼은 이유는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동맹 때문이다. AI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HBM 4세대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HBM3E 8단도 업계 최초로 납품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는 상반된 행보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밸류대비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는 코리아디스카운트 대표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SK하이닉스가 대만이나 미국시장에 상장돼 있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밸류를 인정받았을 것"이라며 "엔비디아 시총이 4000조원인데 이 시총의 10%도 못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총 117조원에서 300조원으로 성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년도 영업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 BPS(주당순자산가치)를 모두 따져봤을 때 300조원은 충분히 타당한 기업가치로 본다"며 "삼성전자가 시총 322조원 수준인데 내년 기준으로 보면 SK하이닉스와 영업이익이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의해 내년 반도체 주가가 출렁일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 수혜를 볼 수있는 한국 기업은 아예 없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이 반도체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와 TSMC를 버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익 상향주 우선 편입, 비중 허들 없어"
주가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잡은 HBM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 분주하다. 조만간 엔비디아에 공급을 개시한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조 본부장은 "단기간 기술 격차 해소는 어렵겠으나,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로 갈아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해 요소"라고 말했다.
변동성은 기타 중소형주 13종목이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체인 기업을 선별하는 기준은 이익이다. 조 본부장은 "유니버스에 속한 기업 중 이익이 개선되는 기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그 다음은 상대적 밸류와 새 공정을 도입할 때 차세대 기술 채택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주, 소형주 편입 비중에 허들은 없다. 그는 "주가 상승여력만 높다면 대형주 대비 소형주를 대폭 담을 수도 있다"며 "소부장 밸런스는 유지하려고 하는데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장비 쪽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형사가 IR(기업설명회)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산운용은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ETF' 운용을 시작으로 ETF 사업 방향에 변화를 줬다. ETF 사업 초기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UNICORN ETF 상품의 순자산 총액은 600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4개 상품 총합 1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단기간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신규 상품을 출시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기에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본부장은 "초기에는 (우리가) 콘셉트를 잘 잡았다고 보고 투자해준 기관들이 있었으나, 퍼포먼스가 기대치에 못 미치다보니 (순자산) 감소폭이 크게 나온 걸로 보여진다"라며 "투자 성과에 좀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책임 운용을 위해 조 본부장도 3000주를 매수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암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에 SK하이닉스의 성과와 레코드를 보며 시장을 밸류업할 만한 진짜 후보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적정 기업가치를 신봉하진 않았으나, 300조를 받아야 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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