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지금]승계 앞서는 장남, 과제는 '지주사 지분율 확대'④상무 직급으로 근무, 지배력 이양 작업은 '더뎌'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05 12:48:45
[편집자주]
1세대 가전 양판점 사업자 전자랜드가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이커머스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가전구매 환경도 변화한 탓이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 모델을 신규 먹거리로 육성하는 동시에 재고 등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8년 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실탄까지 확보한 상태다. 더벨은 전자랜드의 사업 현주소를 짚어보고 지배구조와 승계, 앞으로의 전망까지 폭 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 가전양판점 사업자인 전자랜드(법인명 에스와이에스리테일)는 창업주 홍봉철 회장을 거쳐 오너2세 홍원표 상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홍 상무는 현재 물류와 전산 업무를 맡아 백오피스 업무를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받는 단계다. 홍 회장은 전자랜드 경영에 손을 뗀 상태다.다만 여전히 남아있는 미완 과제가 바로 ‘지분 이양’ 작업이다. 홍 상무의 경우 전자랜드 지분만 일부 보유할 뿐 지주사 지분이 ‘제로’이기 때문이다. 증여 과정에서 세금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자랜드가 실적악화로 장기간 배당을 중단해 사실상 승계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넥스트 총수 홍원표 상무, 지주사 지분율 ‘제로’ 눈길
홍봉철 회장은 슬하에 장남 홍원표 상무와 장녀 홍유선 씨를 뒀다. 전자랜드를 이끌어갈 넥스트 리더로 꼽히는 건 홍 상무다. 1987년생인 홍 상무는 2010년대 중반 전자랜드에 입사한 후 2019년 이사, 올해 1월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장녀인 홍유선 씨는 홍 상무의 누나다. 홍유선 씨도 과거 경영에 참여했으나 현재는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홍원표 상무가 가업을 물려받는 게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전자랜드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에스와이에스홀딩스(48.32%)다. 이어 홍봉철 회장의 장남 홍원표 상무가 23.34%, 장녀 홍유선 씨가 14.4%, 특수 관계사인 고려제강이 6.24%를 각각 쥐고 있다.
당초 전자랜드 지분은 에스와이에스홀딩스(48.3%)와 홍봉철 회장(29.8%)이 양분해 보유하는 형태였다. 그러다 2016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발생했다. 홍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장남과 장녀에게 각각 18.89%, 11.45%씩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2010년대 중반 장남인 홍원표 상무가 회사에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이후 2020년 홍 회장이 추가로 장남과 장녀에게 각각 4.45%, 2.99%씩 추가 증여하면서 보유 지분율은 ‘제로’가 됐다.
◇배당가능이익 범위에서 자사주 매입 가능, 다양한 방식 거론
문제는 지주사인 에스와이에스홀딩스다. 홍봉철 회장→에스와이에스홀딩스→전자랜드(에스와이에스리테일) 구도가 명확해서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홍 회장이(63.17%) 과반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홍원표 상무와 홍유선 씨의 지분은 전혀 없다.
오너 2세인 홍 상무가 에스와이에스홀딩스 지분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특히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용산 전자랜드 부지를 보유하는 등 부동산 자산이 상당해 증여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홍 상무가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급여와 전자랜드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다. 다만 전자랜드의 경우 최근 10년간 단 한번도 배당을 단행한 적이 없을 정도로 배당에 인색한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된다.
그나마 승계 부담을 더는 방법으로 지주사(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주체가 되어 최대주주인 홍 회장으로 등으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자사주로 최대주주 지분을 일정 부분 매입하면 그만큼 유통 주식수가 줄어 승계 부담도 경감되기 때문이다.
이때 자사주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만 매입할 수 있다. 배당가능이익은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결산기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 △해당 결산기에 적립할 이익준비금 등을 빼고 남은 금액이다. 2023년 말 기준 에스와이에스홀딩스의 자본잉여금은 130억원 규모로 이를 일정부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시켜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 기업회계 전문가는 “기업이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2세로의 증여나 상속 부담도 경감된다”라면서 “그러려면 이익잉여금이 쌓여야 하는 만큼 실적 개선 작업 등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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