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비상계엄 후폭풍]환율 리스크 확대, '블랙먼데이' 재연 우려도외국인 순매도세, 수급 밀리면 기관 시스템 매매 가중
이명관 기자공개 2024-12-04 15:14: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간밤 계엄령 선포와 해제로 인해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환율이 가파른 속도로 오르면서다. 주식시장에서는 자칫 '블랙먼데이' 재연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 8월 5일은 역대급 하락장으로 기록됐다. 미국발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코스피 지수가 폭락했다.전일(3일) 윤석열 대통령은 갑작스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군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파국을 치닫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국회의 발빠른 대응으로 3시간여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긴급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그 여파가 적지않다.
금융시장에선 환율리스크의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간밤 월달러 환율이 최대 144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이후 최고치다. 2009년 3월 16일 환율은 1488원까지 상승했다. 무려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환율의 급등은 국내 증시에 큰 악재로 꼽힌다. 환율과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를 하려면 달러를 원화로 환전을 해야 한다. 당연히 원화가 강세일 경우에 이점이 있다. 수급 측면으로 보면 원화가 약세일 때보다 강세일 때 매수세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엔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반대로 달러가 강세일 경우엔 국내에 투자하려는 유인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지금처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주식시장에서 매도세가 강해진다. 우선 현금화한 이후 관망하려는 의도에서다. 굳이 환율 리스크를 짊어지고, 환차손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에 가장 큰 요인"이라며 "방향성이 어느정도 예측이 되지않고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령이 해제되고, 정상적으로 장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환율 변동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다소 안정화되는 듯 했지만, 그후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그 여파로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장 시작 후 2700억원 정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이어졌다. 간밤 이벤트에 비춰보면 우려했던 것보다는 다행이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계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에 갑자기 탄력이 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급이 밀릴 때 주가가 빠지는데, 이때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받아주면 어느정도 방어가 된다. 하지만 매도세가 강할 경우엔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이를 받기가 쉽지 않다. 시스템 상 '로스컷'을 하도록 구조가 설계돼 있어서다. 이 경우 증시는 폭락을 피할 길이 없다.
금융투자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우려보단 덜한 상황"이라며 "다만 수급이 밀리는 속도가 빨라질 경우 기관들이 시스템 매매로 같이 매도행렬에 가세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전개되면 지난 4개월 전 블랙먼데이가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8월 5일 국내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8월 5일 장마감 기준 2442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전일 대비 234.64포인트(8.1%)나 빠졌다. 장중 한때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중단)가 발동됐을 정도로 하락폭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코스닥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반으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4년여 만의 일이었다.
블랙먼데이 당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은 1조5000억원 정도였다. 당시 국내 기관들의 시스템 매매까지 겹치면서 총 순매도액은 1조80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에 시장에선 관망세를 유지하며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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