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밸류업 점검]ROE 목표 하향 배경엔 '트럼프 재집권' 리스크'10% 이상'에서 '8~10%'로…ABC 확대 위해 '레버리지'도 고려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06 07:29:13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LG의 올해 정기인사 기조는 변화보다 안정이었다.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했다. 그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변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다만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 확장을 위한 의지는 여전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무차입 경영 기조'까지 깨겠다는 입장이다.
◇공격적으로 잡은 ROE 목표, 트럼프 재집권에 하향 조정
㈜LG는 지난 11월 마지막주에 총 세 차례에 걸쳐 기관 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LG CNS 기업공개(IPO) 일정 △㈜LG 밸류업 계획(배당 자기주식 소각 등 포함) △2025년 주요 계열사 사업 전망 등이었다.
먼저 ㈜LG가 최근 발표한 밸류업 공시에서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지향'을 목표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특정 수치가 아니라 왜 범위로 정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LG는 애초에 'ROE 10% 이상'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LG의 지난 5년 평균 ROE가 7.8%임을 고려하면 꽤 공격적인 수치다. 같은 기간 GS와 한화, LS, 포스코홀딩스, 삼성물산, SK 등 국내 주요 지주사 10곳의 평균 ROE는 4.3%였고 코스피200 기업의 평균 ROE는 6.8%였다.
그러나 지난달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부득이 ROE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LG 관계자는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에, 후자는 LG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다. 일례로 LG전자는 멕시코 등의 생산기지에서 가전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여기에 관세 25%가 부과하면 생산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IRA 보조금 축소 또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장기화를 부추겨 LG그룹 배터리와 양극재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로 실적이 우하향하는 중이다.
㈜LG는 ROE 목표 설정 당시 고려한 또다른 지표는 자기자본비용(COE)이다. COE는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할 때의 기대 수익률이다. 회사 입장에선 주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때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ROE가 COE보다 높을수록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고도 현금이 남는다는 의미다. 이론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상이 되려면 ROE가 COE보다 높아야 한다. ㈜LG의 지난 5년 평균 COE는 8~10%였다. 2019년과 2023년의 경우 COE가 ROE보다 높았다.
◇대규모 투자 필요 시 무차입 경영 탈피도 불사
㈜LG는 ROE 목표 달성을 위해 손익 개선, 자본효율화 등에 나선다는 방침도 언급했다.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건 지분법 손익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해당한다.
㈜LG는 지난달부터 장내 매수 방식으로 두 회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총 5000억원 규모로 LG전자 주식 매수에는 2000억원, LG화학 주식 매수에는 3000억원을 쓸 예정이다. 내년 1월이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ABC' 부문 투자에선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다. 그간 ㈜LG가 ABC에 쏟아부은 투자 금액은 5300억원 정도다. 이 중 70%는 AI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입됐다.
㈜LG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레버리지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LG의 올 3분기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조5156억원으로 다년간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1%, 차입금의존도는 '제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세라젬, '리디아 고' 글로벌 앰배서더 선정
- [i-point]메디에이지, KB손해보험에 '건강분석 시스템' 공급
- [JPM 컨퍼런스 2025]온코닉 CFO의 '신약 마케팅' P-CAB 다음 네수파립까지
- [오름테라퓨틱 IPO]달라진 IR 전략, 시장 '친화·소통’ 기조에 투자자들 '반색'
- 테라젠이텍스, 주관사 선정도 못한 메드팩토 매각 '안갯속'
- [인투셀 IPO]비교군 오름테라퓨틱 감안 '2000억' 시총 "밸류 더 높일것"
- [JPM 컨퍼런스 2025]아리바이오 치매약 임상 총괄 '美지사' "복약 편의성 핵심"
- [JPM 컨퍼런스 2025]'빅딜 주역 라노바까지' 지아이이노의 인맥, ADC 파트너로
- [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SK하이닉스, 시작된 재무관리…AI 메모리 리더십 강화
- [Board Change]한진그룹,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키워드는 '안정+경험'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화학, 익산공장 증설 중단…미래 먹거리 '바이오'마저 속도조절
- '군산~제주' 노선 맡는 진에어, 편당 보조금 83만원 확정
- [2025 승부수]'연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신사업 실행력' 재차 강조
- [1203 비상계엄 후폭풍]'고환율' 덕보는 종합상사…외화부채 사이즈가 변수
- 구광모 LG 회장, CES 대신 '트럼프 2.0 대비·ABC' 구상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원유 100% 수입 정유사, 역대급 환율에 환차손 우려
- SK, 정부 주도 '반도체 공급망 강화' 동참…트럼프 2.0 대비
- [SK그룹 리밸런싱 성과 평가]'체급 키운' SK이노, 사업 시너지 '숫자'로 증명해야
- R&D 지원·지분규제 완화...베일벗은 석화 지원책
- [Company Watch]SK가스, LNG·발전사업 '첫발'…'LPG 편중 탈피'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