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 vs 현대차, '건설·ENG' 사장단 연임 가른 요인은주택·건축 '수익성' 차이, 플랜트 '신규 수주' 영향…현대엔지 첫 재무통 대표 임명
신상윤 기자공개 2024-12-09 07:48:3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올해 건설계열 사장단 인사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삼성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 사장을 유임하면서 연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에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쇄신을 주문했다.사실상 매년 연임 여부를 평가받는 사장단 인사 기조를 고려하면 상반된 경영 성과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vs 현대건설, 사장 연임 가른 '수익성'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는 각각 오세철 사장과 남궁홍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을 확정했다. 오 사장과 남궁 사장의 공식적인 임기는 각각 2027년 3월과 2026년 1월까지다.
건설 경기 불확실성에 일부 건설사들은 수장을 교체하며 쇄신과 변화를 주문했던 만큼 삼성그룹 내 주요 건설사 인사에도 이목이 쏠렸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중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을 모두 교체하면서 건설계열 쇄신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삼성그룹은 비교적 경영 안정 기조를 통해 연속성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건설 계열사 사장 연임의 희비는 수익성에서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오 사장과 현대건설 윤영준 전 사장은 모두 2021년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해 지난해 말 연임이 결정돼 경영을 이어왔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두 경영인은 모두 임기를 3년 추가 보장받았지만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윤 전 사장의 후임자로 이한우 부사장을 내정하면서 희비가 갈렸다.
우선 매출 외형은 양사가 비슷하게 성장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11조원에 달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19조원대로 불었다. 올해 3분기까지 15조원에 달했던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매분기 5조원 내외를 달성한 것을 고려하면 연말 목표치인 17조9000억원은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도 별도 기준(현대엔지니어링 제외) 2021년 10조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6조원에 달할 정도로 불었다. 올해 3분기까지 13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말 목표치인 15조4500억원 달성도 무난할 예정이다.
다만 수익성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차이를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2.3%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5.4%까지 개선됐다. 올해는 1분기 6%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이 2분기 5.8%, 3분기 5.3%로 다소 둔화됐지만 일정 수준 방어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5.7%다.
반면 현대건설은 별도 기준 2021년 9.1%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5.4%로 둔화됐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1.5%까지 악화되면서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고려할 때 수익성 관리에 실패한 일정 부분의 책임을 윤 전 사장이 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E&A vs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 '수주' & '수익성' 차이 희비
플랜트 엔지니어링 계열사 사장 연임의 희비는 수주 실적에서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는 지난해 취임한 남궁 사장이 내년까지 보장된 임기를 유지하게 됐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부터 수장을 맡았던 홍현성 전 사장을 대신할 수장으로 주우정 전 기아차 CFO를 신규 선임했다.
삼성E&A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우선 삼성E&A는 삼성그룹 편입 후 33년 만에 사명을 바꾸면서 '엔지니어링'을 떼어내며 에너지 전환 등 체질개선에 속도를 냈다. 아울러 해외 수주에 공을 들이며 올해 4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8조원대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Fadhili) 가스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해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올해 3분기 말까지 삼성E&A 누적 수주 규모는 11조5000억원이다. 연간 목표치인 12조6000억원의 91.3%를 채운 셈이다. 지난달 15일 3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석유화학플랜트 수주를 이어오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 '넥스트 HEC'를 공개하는 등 미래를 조망했다. 다만 일감 확보에 다소 힘에 부친 모습이다.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수주한 금액은 8조4540억원이다. 연간 목표치 11조5000억원의 73.5%에 그친다. 주택 사업 등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삼성E&A와 수주 규모에서도 다소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수익성도 사장단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9.1%를 기록한 것과 달리 현대엔지니어링은 1.6%에 그쳤다. 주택 사업 등 건설업을 포함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구조 특성상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수장에 기존 플랜트 출신 기조를 접고 재무통인 주 사장을 선임한 배경도 수익성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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