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파이넥스 혁신과 논란]중간 단계의 불안, 하이렉스에 미칠 영향은④"폭발 위험 최소화, 기술 개발 철저해야"…2030년 상용화 검증 완료 목표
이호준 기자공개 2024-12-10 10:08:13
[편집자주]
파이넥스(FINEX)는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공법이다. 자연 상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해 쇳물을 생산한다. 10일 발생한 화재로 가동이 멈췄고 재가동 이후에도 불과 몇 주만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공법에 대한 지적과 정비 집중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분명한 건 이번 화재가 포스코의 관리 체계에 '균열'이 생긴 사례라는 점이다. 더벨은 잇단 화재 사고가 포스코에 미친 영향과 그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탄소중립 여정에서 파이넥스 공법은 회사 고유의 수소환원제철기술인 '하이렉스(HyREX) 공법'으로 연결되는 중간 단계로 요약된다. 이번 화재사고가 이러한 기술과 적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하이렉스 공법은 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작업으로 직접환원철(DRI)을 만든다. 이후 전기로에서 이를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파이넥스 공법도 환원 작업에 수소를 활용하지만 수소 사용 비율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파이넥스 공법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두 공법 모두 환원 작업을 담당하는 유동환원로 설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유동환원로는 여러 개의 반응기가 계단식으로 배열된 구조다. 현재 파이넥스 공법에서는 유동환원로에 수소를 25%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100%로 확대하면 이론적으로 하이렉스 공법이 완성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3파이넥스 공장 화재사고가 하이렉스 공법으로 가는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나 나온다. 포스코는 향후 2030년까지 하이렉스 공법 상용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가교 역할을 하는 파이넥스 공법에서부터 계속 사고가 발생하며 하이렉스 공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이넥스의 유동로는 하이렉스 공법의 핵심 기술"이라며 "아직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완벽히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비설비 조업 등에 영향을 미쳐 하이렉스 기술 개발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하이렉스 공법으로 가는 근본적인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이렉스 공법은 파이넥스에서 사용하는 유동로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유동로는 2003년 1파이넥스 공장 가동 이후 20년간 운영상의 큰 문제가 보고된 적이 없다.
또 하이렉스 공법은 환원 과정에서 철광석 가루도 별도의 가공 없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철광석을 펠렛화해 사용하는 해외 샤프트 방식보다 경제성이 우수하다. 화재사고가 공법 자체의 문제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렉스 공법 전반을 문제 삼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의견이 많다.
무엇보다 현재 경찰 등은 화재사고가 유동로가 아닌, 유동로에서 배출된 직접환원철을 녹이는 용융로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렉스 기술은 이 용융로를 전기용융로로 대체할 계획이다. 만약 이번 사고가 용융로의 냉각수 문제 등으로 발생했더라도 해당 설비는 하이렉스 공법에 포함되지 않는 구조물이라는 설명이다.
정부 지원 측면에서도 하이렉스 공법 실증사업은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사업 예비타당성 우선 대상 과제로 선정된 상황이다. 예산 확보만 남은 상태로 공법 자체에 대한 안팎의 신뢰는 이전부터 충분히 형성돼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지점과 포스코가 활용하려는 기술의 핵심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다만 하이렉스 공법은 수소 비율을 100%까지 높여야 하므로 폭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에 시간당 최대 1000톤(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설비는 지난해 7월 제작을 시작해 올해 1월 완성됐다. 지난 4월 첫 출선에 성공해 상반기까지 총 15톤(t)의 쇳물을 생산한 상태다.
하이렉스 시험설비인 만큼 가동 중단은 아직 빈번하며 용접을 통한 수리가 병행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품위의 원료를 활용한 시험 조업을 통해 원료 장입 분포 최적화, 내화물 개발, 용선 품질 확보 등 전기용융로 요소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하이렉스 등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 등 철강 부문에 2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030년은 하이렉스 공법의 상용화 가능성이 검증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후 생산 최적화를 거쳐 보유 중인 고로를 단계적으로 하이렉스 기반 설비로 전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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