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는 지금]여전한 규제 허들, R&D 동력 저하·글로벌 경쟁 직면③자율주행사업, 웨이모 대비 더뎌…택시 호출 플랫폼 점유율 위협 대두
이민우 기자공개 2025-01-06 10:24:15
[편집자주]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사다난하다. 택시 호출 플랫폼 점유, 회계기준 문제 등에 시달려 기업공개마저 무기한 연기됐다. 정보통신 분야의 소비자 주권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이 카카오모빌리티로 이어졌다. 각종 '규제'에 휘둘리는 게 불가피했다. 그만큼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장기간 투자해온 택시 배차 및 측위 기술에서는 앞서가는 듯하지만 빅데이터와 로봇 등 신사업에서 보이는 모습은 아직 불확실해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력과 성장 역량 등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6일 07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시장 대비 보수적인 국내 규제에 노출돼 있다. 자동차운수사업법 같은 현행법의 제한으로 카풀, 자율주행택시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았다. 연이은 상생기금, 과징금 지출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투자도 줄었다.강한 모빌리티 규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수준 대비 경쟁력 약화, 국내 점유율 위협으로도 이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택시에서 웨이모, 바이두 대비 사업 진행이 더디다.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에선 우버의 강한 도전에 직면했다.
◇좌초·속도 느린 신사업, 매출대비 연구비 감소…보수적 법환경 탓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1위 사업자지만 비우호적인 국내 규제 리스크에 시달려왔다. 국내 모빌리티 규제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보수적인 편으로 꼽힌다. 사실상 택시 면허를 반드시 취득해야 여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고집한 자동차운수사업법이 대표적이다.
카풀도 택시업계 반발과 사업법 개정으로 좌초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스타트업 럭시를 252억에 인수, 흡수합병해 카풀 시장을 두드렸다. 문제는 2019년 택시업계와의 대타협 이후 카풀은 현행법상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운영할 수 있게 변경돼 사업성을 상실했다.
핵심인 택시 호출 플랫폼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규제로 카풀 사업 투자금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국내와 달리 상당수 글로벌 시장은 카풀 규제에 유연하다. 호주의 경우 시간 제한 없이 기여금 납부, 주차위치 지정 등을 기초로 법을 운영한다.
웨이모, 바이두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을 넓히는 자율주행 택시 사업도 더디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최근 서울자율차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미 수백대 규모 자율주행택시를 운용하는 웨이모·바이두와 차이가 크다. 웨이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주당 10만대 이용 규모를 확보했다.

상당수 사업에서 규제를 받다 보니 연구개발(R&D)에도 집중하기 쉽지 않다. 택시업계와의 상생기금마련과 과징금 납부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액 대비 R&D투자는 2021년 13.8% 수준에서 올해 3분기 11%로 줄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신규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실험하려 해도 대부분 강한 규제에 걸려있어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이라며 “완성차, AI 등에서 유입됐던 인재 상당수도 지속된 규제 상황에 실망해 업계를 떠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우버 공격적인 한국 사업 천명, 대응책·사업다각화 필요성↑
지속된 규제 리스크는 해외사업자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 카카오모빌리티의 주도권 저하 우려로도 번진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은 높은 규제 강도를 버티지 못한 대다수 스타트업이 고사했다. 유의미한 토종 사업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정도만 남았다.
최근엔 이런 상황을 인식한 우버가 국내 시장에 공격적인 사업 의지를 밝힌 상태다. 올해 8월 다라 코스로샤히 CEO가 처음으로 방한을 단행해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 확대 의사를 나타냈다. 기존에 협업한 티맵모빌리티 보유 지분을 되사와 독자 행보에 나선건 덤이다.
업계는 우버가 내년 초 티맵모빌리티 보유 지분 인수를 마치면 글로벌 시장에서 실험해온 다양한 서비스와 자본을 국내에 적극 투입할 것으로 본다. 4년여간 규제 리스크로 R&D, 서비스 강화에 애로를 겪은 카카오모빌리티에게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우버의 국내 사업 확대 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요 매출원인 택시 호출 중개 사업에서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따라 택시 호출, 국내 위주로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현재 운영 중인 자율주행택시, 브링과 더불어 카카오T 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간 연결성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이 주요 돌파구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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