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부 주도 '반도체 공급망 강화' 동참…트럼프 2.0 대비 무보-이천시 등과 소부장 지원체계 구축
정명섭 기자공개 2024-12-30 15:34:15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09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정부 부처가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지원에 동참한다. 내달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예상되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SK하이닉스는 27일 오후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이천시,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과 국내 유망 반도체 분야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민관 협력을 통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성장과 해외진출에 필요한 금융·기술자문 등의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협약식에는 장영진 무보 사장과 김경희 이천시장, 박호현 SK하이닉스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지원 대상은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와 협력 관계에 있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외 시설대 지원 및 보험료 할인 △금융지원을 위한 별도 펀드 조성·투자 △해외진출 시 구조화 자문 및 현지법인 지분투자 △협력사 자문 및 협력사 정보공유 등의 지원이 향후 2년간 제공된다. 이외에도 향후 주요 지역 내 수출 대기업,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지역별 특화 지원체계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리스트를 부처와 공유하고 지원 대상 기업에 대한 기술 협력·자문 등 비금융 부문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정부 유관기관, 지자체와 손잡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외 반도체 공급망 확충과 경쟁력 강화에 있다. 근간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은 첨단 반도체에서 범용 반도체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중국 반도체 정책과 관행, 불공정 행위 등을 조사해 보복 관세를 매기는 통상법 301조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에 국가 재정 지원과 임금 인상 억제, 지적재산 도용 같은 반경쟁적이고 비시장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렸다. 조사 대상은 국방과 자동차, 항공우주, 의료기기 등에 쓰이는 중국산 범용 반도체와 기반, 웨이퍼 등이다.
통상법 301조는 미국 통상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제재로 '슈퍼 301조'로 불리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에 통상법 301조를 근거로 반도체 등 중국산 818개 품목에 대해 5%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경우 생산과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에 고관세를 적용하면 중국 내 한국 반도체 공장 생산품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 업계 일각에서 국내 자체 공급망 확보가 시급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중국 내 비유동자산 규모는 11조8163억원으로 회사 전체 비유동자산의 19%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은 D램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천시 측은 이번 협약에 대해 "국내 유망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이들의 수출 증진이 협력의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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