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 극복…발행 재개 공급망채 '흥행' 2000억 조달 성공…정치 불확실성 속 언더발행 마무리
권순철 기자공개 2025-01-10 14:07:4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2000억원 규모의 공급망안정화기금 채권(이하 공급망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본래 지난 12월 23일 조달을 타진했지만 비상 계엄령과 탄핵 정국으로 혼란한 상황이 이어지자 기대 이하의 태핑 결과를 맞이했다. 그러나 2주도 채 되지 않아 투심이 우호적으로 전환되면서 모집 금액을 넉넉하게 채웠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 3일 2000억원 규모의 공급망채권을 발행하기 위한 모집 절차에 돌입했다. 2024년 10월 사상 첫 원화 공급망채를 선보인 이후 3번째 발행으로 직전 두 차례에 걸쳐 1900억, 2100억원을 모았다. 이번에는 2년6개월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태핑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3일 기준 2.5년물 정부 보증채 민평 금리는 2.830%에 형성됐는데 이보다 5bp 낮은 2.780%에서 모집 금액을 채웠다. 정부 보증이라는 메리트를 감안해도 적정 수준보다 유리한 금리에서 발행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최근 실시했던 태핑과는 정반대의 결과라 더욱 이목이 쏠렸다. 수은의 발행 스케줄 초안에 따르면 2024년 12월 23일에 2000억원 규모의 원화 공급망채 발행을 마무리했어야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발행 스케줄을 잠정 보류했다.
올해 초 발행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등판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수은이 발행 스케줄을 미룬 데에는 연초 효과를 누리기 위한 계산도 있었지만 정치 혼란 국면이 해소되기까지의 시간을 확보한다는 의중도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은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연말이기도 하고 계엄 및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목표 자금을 모집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며 "예상대로 태핑 결과가 좋지 않아서 2025년 초로 발행 스케줄을 잠시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해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웠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기관들의 연초 포지션이 매수 스탠스로 전환된 영향이 물론 컸다. 그러나 그만큼 정치적 리스크가 연초 효과를 압도할 만큼 중대한 변수였던 것은 아니라는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공급망채의 정체성도 이번 발행을 거치며 어느 정도 확립된 모양새다. 공급망채의 출범과 동시에 수은 IR팀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기존의 수은채와 어떻게 다른가를 어필하는 것이었다. 이런 부분이 미진했다면 투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었다. 공급망채 수요를 모집하던 당일 수은채 모집 절차도 개시됐지만 우려할 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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