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노부은행 인수 7부 능선…현지 생크션 리스크 관건 금융위 자회사 소유 승인…한국계 '인니 고난사' 끊을까
이재용 기자공개 2025-01-13 12:35:2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6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노부은행(Nobu Bank)' 인수 작업이 7부 능선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가 인도네시아 은행 자회사 소유를 승인하면서다. 앞으로 인니 현지 금융당국의 인허가만 이뤄지면 공식적인 절차 요건이 충족된다.국내 보험사의 첫 해외 은행업 진출인 만큼 관련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 전망이 함께 나온다. 인니는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규제가 까다로워 녹록지 않은 시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현지당국의 생크션(Sanction·제재) 대응이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당국 노부은행 지분 인수 승인…현지당국 인허가만 남아
한화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인니 노부은행에 대한 자회사 소유를 승인받았다. 노부은행 지분 인수 완료까지 남은 인허가 절차는 현지당국의 승인뿐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 보험사가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는 최초 사례가 된다.
노부은행은 2023년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으로 현지 중형 은행이다. 115개 지점과 1300여명의 임직원을 바탕으로 자본건전성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니 재계 6위 리포그룹(Lippo Group) 소속으로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노부은행의 지분구조는 SPA를 체결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말 기준 리포그룹 산하 계열사가 단일 주주로 참여해 총 75.83%를 소유하는 형태다.

지분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한화생명은 단일주주 기준으로 노부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리포그룹의 지분은 약 35.83%로 떨어진다. 사실상 한화생명이 노부은행을 인수하는 구조다. 단일 최대주주인 만큼 경영 주도권도 한화생명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자사의 디지털 역량에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현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기대와 우려 교차…현지당국 제재 리스크 대응이 관건
국내 보험사의 첫 해외 은행업 진출인 만큼 한화생명의 도전은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2억8000만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매년 5%대의 안정적인 GDP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다. 인니 시장은 외국계 금융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인니 금융감독청(OJK) 등 현지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은행업 노하우를 갖춘 국내 대형 은행들조차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현지법인은 제재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금감원이 유동수 의원실에 제출한 국내 은행의 해외 제재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4개 은행이 현지당국으로 받은 제재는 61건에 달했다.
다만 현지 은행 영업 노하우가 있는 리포그룹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기존 한국계 은행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부은행 자체적으로도 오래 영업을 영위하며 현지당국의 제재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존 국내 은행이 현지에서 고전한 건 부실한 은행을 인수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리포그룹 노부은행의 경우 이익을 내며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인 만큼 (국내 은행의 진출과) 성격이 다르다고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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