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본느 증선위 제재, 벗어날 가능성은임원 2명, 이전 회사서 유사 사례 '눈길'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09 10:23:5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0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전문업체 '본느'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위기에 처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본느의 주요 임원 중 2명이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제재받았던 코스닥 상장사에서 재무·회계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금융감독원 증권선물거래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지난 8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본느에 3년간의 감사인 지정을 비롯해 대표와 임원에 대한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검찰고발, 과징금 2억원 부과 등을 조치했다.

코스닥 상장사가 회계관리 미흡으로 제재를 받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본느의 주요 임원 2명이 과거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섰던 에스에스알과 모회사 지란지교시큐리티에 근무했다는 이력은 특이점이다.
에스에스알은 지란지교시큐리티가 2017년 인수한 뒤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2022년 과거(2017년~2019년) 매출과대계상 등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증선위의 제재를 받았다. 감사인 지정과 전 대표·임원 해임권고, 검찰고발 등 본느와 비슷한 수위다.
본느의 종속회사총괄을 맡고 있는 A 전무는 2015년~2017년 지란지교시큐리티, 2017년~2020년 에스에스알에서 재무 업무를 맡았다. 에스에스알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당시 관련 인물로 알려졌다. 경영관리부를 맡고 있는 B 이사는 2015년~2020년 지란지교시큐리티의 회계팀장으로 근무했다. A 전무와 B 이사의 에스에스알·지란지교시큐리티 근무 시기는 회계이슈가 발생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에스에스알은 2022년 3월과 10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2024년 3월 에스에스알의 사유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두 기업 모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제외 결정으로 기사회생했다.
본느 관계자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퇴사자가 금융감독원에 '본느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제보한 것이 이번 일의 시발점"이라며 "회계 부서에서 검증하고 감사도 거쳤다 보니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사 결과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에 상품 생산 원가가 일부 누락된 것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액을 보면 알 거다. 절대 고의적인 행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에스에스알·지란지교시큐리티 사례도 우연일 뿐이다. 에스에스알의 회계를 맡았던 A 전무는 현재 회계 담당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B 이사는 에스에스알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본느는 별도기준 2022년과 2023년 –9억원,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증선위가 지적한 재고자산 과대계상과 손해배상비용 이연을 반영할 경우 순이익은 2022년 –19억원, 2023년 4억원이 된다. 재무제표에 오류가 있었던 2023년 이후 별도 사채 발행 등은 진행되지 않았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발생한다고 해도 모두 거래가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수백억원대 관계기업투자주식 과대계상, 수십억원대 대손충당금 과소계상 등 금액 면에서 더 큰 실수가 있었던 이렘의 경우 과징금과 시정요구 등으로 갈음되고 거래는 정지되지 않았다.
실적이나 자산 대비 재무제표상 오류가 크지 않음에도 본느의 거래가 정지된 것은 검찰고발 때문이다. 증선위는 본느가 감사인의 외부조회를 방해하고 허위 증빙을 제시하는 등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했고, 감리집행기관에 반복적으로 거짓 자료를 제출했다고 꼬집었는데, 회계처리기준 위반보다는 이후 대응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본느 관계자는 "고의적으로 수치를 조작한 것이 아니다. 제출을 요청받은 자료 중 일부가 삭제돼 대체 자료를 제출했다. 그런데 이게 자료 제출 거부나 거짓 자료 제출로 취급돼 제재 강도가 높아졌다"며 "거래소에는 제반 사항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피력했다.
향후 거래재개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달렸다. 실질심사 대상 결정은 15일 내 이뤄진다. 실질심사 대상 미해당시 거래는 재개된다. 반면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최되는데 사유 발생일부터 2개월가량이 소요된다.
본느는 이번 조치와 관련 "공시를 보면 알겠지만 금액적으로 미미하다. 회사도 시스템상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거래정지가 된 것은 검찰고발 때문인데, 재무적인 부분에는 문제가 없다 보니 빠른 시일 내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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