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신사업 베팅 세아창원특수강, 업황부진에 투자분산 불가피경기 부진 탓 이자보상배율 2.93배로 급감…세아베스틸 등 구원투수 대기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14 07:28:0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0일 14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세아그룹 특수강 사업의 핵심이다. 오너 3세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지주→세아창원특수강·베스틸·항공방산소재'로 이어지는 체제를 구축하며 그룹 내 특수강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 체제의 중심에서 미국 특수합금 소재 시장 진출과 텍사스주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이끌고 있다.특수합금은 철과 합금이 배합돼 급격한 온도 변화와 고온 환경에서도 일정한 기계적 성질을 유지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탄소합금강과 스테인리스강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다. 발전과 플랜트 분야 외에도 항공·우주, 석유화학 쪽에서도 수요가 커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최근 세아창원특수강은 미국 특수합금 생산법인 SeAH Superalloy Technologies, LLC에 약 1579억원을 투자하고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받기로 했다. 올해 네 차례에 걸쳐 돈이 지급될 예정이다. RCPS는 일정 기간 후 상환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SeAH Superalloy의 성장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공한다.
그러나 세아창원특수강이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대외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건설업과 제조업 부진으로 제품 수요가 줄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금첨가용으로 쓰이는 니켈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제품 가격 상승폭도 제한적이다.
실제 세아창원특수강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3.6%다. 전년 동기 6.5% 대비 약 3%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이 3%대 영업이익률은 코로나 확산기였던 2020년에나 볼 수 있던 수준이다.
현금창출이 어려워지며 영업현금흐름도 경색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2억원의 약 67% 수준이다. 적은 현금 유입으로 기업이 번 돈 중 세금이나 비용 등을 빼고 남은 돈인 잉여현금흐름(FCF)은 84억원에 그쳤다.

투자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아 레버리지 비율은 안정적인 상태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향후 빠르게 상승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6%로 전년 동기 69% 대비 17%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1%로 6%포인트 상승했다.
신사업을 궤도에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영업이익 급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은 2.93배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49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이자 상환 능력도 줄었다.
신사업에 따른 그룹 차원의 재정 분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는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로 직접적인 지원엔 한계가 있다. 항공용 알루미늄 합금 제품을 생산하는 세아항공방산소재 역시 자금 지원이 필요한 신사업 계열사로 분류된다.
모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의 경우 지난해 SeAH Superalloy에 64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출 시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작년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3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외부 자금 조달이 전제됐다는 평가다. 추가 지원 여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곳은 탄소합금 특수강을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세아베스틸이다. 탄소합금강 봉강 시장에서 세아창원특수강과 일부 영역이 겹치지만 지난해 단조 부문 실적 개선으로 6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세아창원특수강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 자금은 세아창원특수강과 미국 특수합금 사업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 SeAH Superalloy는 내년 텍사스주에 연산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생산과 공급 계약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창원특수강이 SeAH Superalloy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증자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확정된 미국 특수합금 시장 진출 계획이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신성이엔지, 4Q 흑자 '턴어라운드'
- [IR Briefing]김창성 위너스 대표 "건설사 타깃 B2B 사업 추진"
- [IR Briefing]이창엽 엘케이켐 대표 “2026년 매출 목표 600억”
- [i-point]'리커전' 발표에 들썩, AI 신약 '신테카바이오' 부상
- [신탁사 건전성 관리 로드맵]교보자산신탁, 책임준공 리스크 해소 '정조준'
- [건설사 도시정비 경쟁력 점검]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 기술' 앞세워 5조 돌파 도전
- [건설사 도시정비 경쟁력 점검]삼성물산 건설부문, 자산 가치에 방점 둔 수주 전략
- 코람코·캠코 PF펀드 '성수동 오피스1차' 개발 재개
- [i-point]제이엘케이, 'ISC 2025' 참가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 [현장 인 스토리]에이루트에코, 아시아 최고 설비로 자원순환 선도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 워치]포스코홀딩스 김승준 부사장, IR 첫 무대섰다
- [현대제철은 지금]'공식발표' 앞둔 대미 철강투자, 저평가 탈출 '분수령'
- [현대제철은 지금]'강대강' 대치에도 자신감, 서강현 사장 '위기관리' 시험대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지분 매각 끝 TCC스틸, 승계작업 본격화하나
- [컨콜 Q&A 리뷰]'관세 태풍' 앞에 선 포스코, 일단은 '침착 모드' 유지
- [이사회 분석]중국과 합작 포스코중타이에어솔루션, '3대2' 협력 구도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신의 한수' 미국 공장, TCC스틸 강달러 수혜 누렸다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일단 살아남자'...TCC스틸, 투자보다 내실 다지기
- [Company Watch]침체 속 빛난 재무안정성, 동국제강의 방어적 선택
- 고려아연, '영풍 빼고' MBK에 화해 제스처...반응은 '냉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