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샤오미 한국 상륙, 삼성·LG 본진 공략 국내 법인 설립, 스마트폰부터 TV·로봇청소기 등 대거 출시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16 09:30:3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도 51만5000명 이상 팬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운영됐다. 앞으로 한국에서 현지화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제품과 서비스, 애프터서비스(AS) 등 모든 면에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15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샤오미는 2016년 한국 총판을 운영한 지 9년 만에 법인을 세웠다. 그간 우리나라 시장 파악을 마치고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로보락 등이 성과를 내는 중이며 BYD 등도 샤오미 뒤를 이을 예정이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넘어 성능까지 갖춘 중국 제품이 한국 소비자에 성큼 다가오면서 국내 산업계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이목이 쏠린다.
◇갤럭시·아이폰 2강 체제 깨뜨리나
이날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로봇청소기 TV,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 등 신제품을 연이어 소개했다. 특정 업체가 한 자리에서 이렇게 많은 종류의 기기를 내놓는 건 이례적이다. 한국법인 설립을 맞아 자사 기술력을 어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 사장은 샤오미코리아 출범 배경에 대해 "한국은 기술 혁신과 디자인 라이프 중심으로 큰 영감을 주는 시장"이라면서 "프리미엄 품질을 중시하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의 방식은 샤오미의 전략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샤오미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1호 위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품 체험부터 구매, AS 등까지 모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추후 점진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샤오미는 일반적인 중국 업체와 달리 국내에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기대 이상으로 가성비가 좋아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였다. 보조 배터리를 시작으로 스마트워치 등으로 판매 범위를 넓혀왔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샤오미 위상은 상당하다. 주력인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애플에 이은 3위를 수년간 유지하고 있다. 양사와 점유율 격차는 5%포인트 미만으로 크지 않기도 하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춤한 사이 샤오미가 '톱3'로 부상한 것인데 중국은 물론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샤오미폰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했으나 샤오미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행사에서 샤오미는 프리미엄급 '샤오미 14T', 중저가급 '레드미 노트 14 프로 5G'를 선보였다. 최대 200만원을 상회하는 경쟁사 플래그십 모델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판도 변화를 모색 중이다.
LG전자가 핸드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애플 정도밖에 대안이 없던 국내 소비자에 샤오미라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한층 강화된 AS와 안정된 유통망을 내세운다면 기존과는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TV, 가전 등의 결합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홈 AI' 기반 연결성을 강조하는 부분과 유사한 전략이다. 샤오미 역시 구글 등과 협업을 통해 AI 성능을 부각하면서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우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현지 서비스 역량 강화, 한국 산업 리더들과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 등 다방면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특정 제품에 국한되기보다는 샤오미의 인공지능 융합기술(AIoT) 생태계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샤오미는 네이버, 쿠팡 등과 손잡고 현지 유통망을 마련했다. 공식 파트너사 에이루트는 이커머스 활동 등을 지원한다.
우 사장은 "초기에 일부 사용자가 공식 보증 없는 제품을 구매하면서 AS를 받지 못하는 등 부정적 경험을 했었다"며 "제품 인증 서비스 강화와 소비자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BYD도 한국행, 전기차 업계 예의주시
중국이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 분야도 한국 침투가 시작된다. BYD는 샤오미코리아 선언 다음날인 16일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알리는 브랜드 출범행사를 연다. 국내 출시 첫 BYD 차량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로 전해진다.
BYD는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가 확산된 가운데 해외로 영토 확장을 통해 다가올 성장 구간을 대비하고 있다. 한국도 대표적인 타깃이다.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 KG모빌리티 등은 물론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까지 신경 쓰이는 지점이다.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 모두 다룬다.
이전 중국산과 마찬가지로 가성비가 핵심 키워드다. 여기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안정성이 더해진다면 화재 이슈로 흔들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BYD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오미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3개 차량이 준비돼 있다. 다만 3년간 중국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한국법인에서 전기차 판매를 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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