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철강 생크션 리스크]'중대 고비' K철강...일본, 대미 협상 행보 '예의주시'경쟁 구도에도 영향…대규모 투자 및 현지 업체와의 협력 구축 제시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12 07:34:08
[편집자주]
'철강에 관세 폭탄'이라는 제목에서 2018년 협상 테이블이 떠올랐다면 트럼프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한 것이다. 그는 2기 행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다시 그 그림을 재현하려 한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국가별 조정을 통해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업황이 나쁜 상황에서 맞닥뜨린 최악의 변수다.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력은 어느 정도일까. 더벨은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생크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3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표 관세'가 결국 철강업계를 덮쳤다. 세부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가 공식 발표됐다. 대미 철강 수출국 4위인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규제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이제는 협상을 통한 해법 찾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철강업계는 일본의 대응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이 미국과의 협력 등을 강화해 관세 면제나 완화를 이끌어낸다면 한국도 이에 맞춘 협상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일본 사례 참고해야…대미 투자 및 현지 철강사들과의 협력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수입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적용하는 게 골자다.
당초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시점부터 수입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에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통령 부재라는 악조건 속에서 이 같은 규제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상황을 풀어갈 실마리가 될 사례는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다.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조달러(약 145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 관계 강화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과 관련해 "인수가 아니라 투자"라고 언급하며 인수 계획에 변화를 줬다. 단순한 자금 투입을 넘어 미국 철강업계와의 연계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같은 대미 협력 강화를 바탕으로 일본이 관세 면제 또는 경감 조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관세를 수용하는 대신 쿼터제에서 제외되는 전략을 활용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관세에 추가로 25%가 더해지면 타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는 국가 간 협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라며 "일본이 이번 관세 이슈를 어떻게 대응하는지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로서는 현지 경쟁 구도 측면에서도 일본의 관세 협상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263만톤 규모의 쿼터제를 수용하는 대신 무관세 혜택을 얻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 관세 부과로 한국 철강업체는 기존 무관세 쿼터의 유지 또는 폐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동시에 쿼터 내 기존 물량과 초과 물량 모두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일본은 쿼터 제한 없이 이미 일정 수준의 관세를 부담해왔기에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전망이다.
여기에 일본이 관세 감면까지 이끌어낸다면 수출 유연성이 더욱 커지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대미 투자 확대 및 현지 철강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쿼터의 유지·확대 또는 관세 감면을 요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는 과거 추가 물량까지 포기하면서 관세 면제를 선택했는데 여기에 다시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이는 협상 시나리오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일본이 부담할 관세 수준에 따라 일본의 대미, US스틸 투자 방식도 달라질 것이고 그 변화를 추후 협상 전략에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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