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승계자금 마련 어떤 카드 있나⑪상속세만 5000억, '세금 걱정 없는' RSU·감액배당 급부상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21 07:29:43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의 지분 22.65%를 갖고 있다. 이 지분을 삼형제에게 적절히 분배해 3세들의 지배력을 높여야 비로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된다. 주가와 상속 전략 등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수천억원의 상속세가 필요하다.통상 재계에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이나 배당 등을 활용한다. 한화그룹은 여기에 또 하나의 방안도 마련해 뒀다.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이다. 최근 재계에서 주목받는 감액배당도 한화그룹이 활용할 만한 전략이다.
◇상속세만 5000억원, 주담대·배당금 현황은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가치는 전일(18일) 종가 4만8600원 기준 약 8250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속세는 초과누진세율 구조로, 지분가치 30억원 이상을 줄 경우 50% 세율이 적용된다. 김 회장의 지분 승계는 어떤 전략을 짜도 당연히 이 기준을 초과한다.
여기에 최대주주 상속세 할증 제도도 고려해야 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주식 평가액의 20%를 가산한다. 결과적으로 평가액 약 9900억원에 누진세 50%를 적용해 약 4950억원의 상속세가 필요하다.

김 회장의 지분을 모두 삼형제에게 준다고 가정할 때지만, 전액이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지분은 상속돼야 승계가 마무리된다. 수천억 원대 상속세가 불가피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 단위 상속세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삼형제가 주담대나 배당금, 한화에너지 구주매출 등의 방안으로 상속세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배당은 ㈜한화와 한화에너지로부터 받을 수 있다. 다만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2021년 501억원의 현금배당을 마지막으로 배당을 중단했다. 삼형제의 ㈜한화의 지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5.43%,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2.14%,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부사장이 2.17%로 아직 높지 않다.
주담대는 이미 활발하게 활용 중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월 기준 한화 오너일가의 주담대는 2896억원, 담보 비율은 56.8%로 증가했다. 한화에너지 상장 시 일부 구주매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향후 승계 전략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삼형제의 또 다른 재원, 세금 걱정 없는 RSU
가장 확실하게 확보된 재원은 RSU다. 김동관·김동원·김동선 형제는 그간 계열사를 통해 다량의 RSU를 받아왔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38만5496주), 한화솔루션(28만6829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7만5970주)에서 RSU 계약을 맺었다. 김동원 사장은 매년 한화생명의 RSU를 지급받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한화에서 2만3145주를 부여받았다.
한화그룹 RSU의 특징은 주식 수만큼 주식가치연계현금도 함께 지급된다는 점이다. 최종 수령액은 주가에 따라 결정되고, 현금은 대부분 소득세로 원천징수된다. 남은 주식은 세금 걱정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만약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하게 된다면 기존 부여 계약을 맺은 RSU는 합병법인의 주식으로 부여된다.
승계 핵심인 ㈜한화 지분을 지키려면 김동관 부회장이 가장 유리하다. 계열사 RSU 덕분에 ㈜한화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도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또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우호지분 확보 등의 수단으로도 삼을 수 있다. 반면 김동선 부사장은 현재로선 ㈜한화의 RSU를 활용하는 방안 뿐이다.
시장 전문가는 "지주사 체제가 된다면 계열사 지분은 보유할 필요가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화의 지분"이라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하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한화솔루션 등의 주식을 먼저 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세 분납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RSU 가득 기간이 맞물릴 수 있어 초기 상속세만 마련하면 이후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의 RSU를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승계에는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만 10년의 업력을 쌓아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사장)에 올랐다.

◇'비과세' 감액배당, 한화도 활용 가능
자본감액배당(Capital Reduction Dividend)도 또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최근 셀트리온과 엘엔에프, HS효성, OCI 등이 잇따라 도입 중이다. 인기비결은 '비과세'다. 통상적인 배당은 이익잉여금에서 지급한다. 배당소득이니 소득세를 낸다.
감액배당은 사실상 자본준비금(주로 주식발행초과금)의 일부를 '감액'해 현금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주주에게 자본이 환급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회계상 출처가 이익잉여금이 아닌 자본이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아니다. 100원을 배당하면 100원을 고스란히 받는다.
한화그룹도 감액배당을 승계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 시나리오에서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너지가 합병 전 감액배당을 실시하거나, ㈜한화의 합병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본준비금 등을 정리하며 감액배당을 단행할 여지도 크다. 또 합병시 피합병사의 주주들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식발행초과금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도, 한화에너지도 쌓아둔 자본잉여금이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한화의 자본잉여금은 1조7930억원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660억원의 자본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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