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조 증자]어려운 주머니 사정, 증권사 수수료도 '짠물' 책정대표 주관수수료 제외, 삼성증권은 모집주선 역할
김슬기 기자공개 2025-03-19 08:07:4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국내 투자은행(IB)이 가져갈 수익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삼성그룹은 국내 자본시장 내 조달이 드물지만 등장할 때마다 조 단위의 자금을 수혈해왔다. 삼성SDI는 2020년 이후 삼성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은 세 번째 유상증자 주자다.다만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그룹 내 여타 계열사들과는 달리 대표 주관수수료를 삭제했다. 삼성 계열사는 과거 대표주관 수수료와 인수 수수료를 별도로 책정했으나 이번에는 인수 수수료에 포함한 것이다. 수수료율 역시 타사의 회사채 발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 최대한 비용을 아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 수수료만 책정, 60억으로 추정
삼성SDI는 지난 14일 2조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유상증자는 올해 첫 조 단위 딜인데다가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8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발행규모가 큰 데다가 주관사단 역시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곳을 기용하는 등 대규모로 꾸렸다. 별도의 인수회사는 두지 않았고 모집주선회사로 삼성증권 기용했다. 5개의 공동대표주관회사가 인수주식을 20%씩 나눠서 가져가기로 했다.

이번 인수수수료는 0.30%(30bp)로 책정됐다. 차후 주가 흐름에 따라 조달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계획된 모집총액을 기준으로 봤을 때 총 인수수수료는 60억원으로 가량이다. 한 하우스당 12억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모집주선수수료는 7억원으로 고정해뒀다. 별도의 대표 주관수수료는 없었다.
수수료 수준은 여타 유상증자 대비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였던 LG디스플레이는 1조2924억원을 조달하면서 인수수수료를 40bp로 책정했고 총 57억원을 주관사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삼성SDI의 경우 7000억원 가량을 더 조달하지만 수수료 수준은 비슷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삼성중공업·바이오로직스 대비 박해진 수수료
통상 회사채나 유상증자 등에 관한 수수료는 대기업별로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경향이 있다. 계열사별로 조달 난이도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책정하기도 한다. 자산총액 기준 대기업집단 2위인 SK그룹은 회사채 조달의 경우 30bp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유상증자는 45bp 수준에서 책정해 왔다.
대기업 집단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시장성 조달에 익숙한 곳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삼성증권이나 삼성물산 등은 회사채 수수료율을 20bp 정도로 가져가고 있다. 유상증자의 경우는 회사채에 비해 호흡이 길기 때문에 이보다는 높게 수수료율을 책정한다.
2020년 이후 그룹 내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곳은 2021년 삼성중공업과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당시 각 사는 1조2825억원, 3조20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두 곳 모두 유상증자를 할 때 대표주관수수료 5bp를 별도로 책정하고 인수수수료를 30bp로 했었다. 주관 업무와 인수 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따로 챙겨주는 구조였던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주관사단 외에 별도의 인수단도 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주관사 3곳이 전체 물량을 인수했다. 삼성SDI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동일한 구조지만 이제는 주관 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제외시킨 것이다. 이는 삼성SDI의 실적 저하와 증권사 치열해진 주관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수수료를 낮출 수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2024년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 등으로 전년대비 각각 22.6%, 76.5% 감소했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투자 등을 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23년 2조1035억원에서 2024년 마이너스(-) 1376억원이었다. 총차입금 규모는 5조7989억원에서 11조7396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자금 사정이 빡빡하다.
한편 삼성증권은 이번 증자에서 모집주선 역할을 맡았다. 모집주선의 경우 물량 인수없이 주선 업무만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당시 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억원을 수수료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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