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저축은행 M&A]'주담대 후폭풍' 페퍼저축, 실사 핵심은 'NPL 뜯어보기'④과거 금융지주·외국계 가교저축 인수 후 유상증자 릴레이…부실채권 리스크 '부담'
유정화 기자공개 2025-03-26 12:39:44
[편집자주]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페퍼저축은행을 인수 대상에 올렸다. 경기도 영업권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을 넘어 업계 1위에 오르기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꿈꾸는 OK금융그룹의 저축은행 인수 과정을 살펴보고 기대 효과와 그에 따른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7시2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금융그룹이 페퍼저축은행 실사에 나섰다. 주요 점검 포인트는 고정이하여신(NPL)이다.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지주·외국계 등 자본이 가교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그간 드러나지 않던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선례가 있다.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수년간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성장했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와 함께 건전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OK금융 핵심 계열사인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역시 부동산 관련 부실이 늘어난 상황인 만큼 부실채권 매각 가능성, 계획 등을 면밀히 살필 것으로 점쳐진다.
◇13일부터 실사 돌입, 인수전 키포인트는 '대출채권'
2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약 4주간 실사를 진행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대출 등에서 발생한 NPL이 주요 포인트다.

페퍼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지난 2년간 크게 악화했다. 부동산 활황기 공을 들였던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누적 76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3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다. 경기 침체로 인한 연체율 상승과 부실에 따라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OK금융이 실사에서 페퍼저축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재무 리스크를 점검하는 일인데,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추가적인 부실이 나올만 한 대출채권이 있는지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선례도 있다. OK금융은 2014년 7월 가교저축은행인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 2개 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3년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22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인수가(875억원) 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었다.
가령 신한금융은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토마토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약 1500억원의 증자를 실시했다. 일본계 SBI홀딩스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OK저축·캐피탈도 건전성 타격…재무 부담 '가중'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9.17%다. 79개사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 8.73%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연체율이 높다. 업종별 연체율을 보면 △부동산 PF 대출 21.81% △건설업 14.75% △부동산업 16.64% 등을 기록했다. NPL은 3447억원으로 NPL비율은 13.99%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만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은 BIS비율 12%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인수 대금은 물론 재무적 지원까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OK금융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OK금융그룹은 과거 20여년 동안 대부업을 영위하며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OK금융그룹의 지주사 역할인 OK홀딩스의 이익잉여금만 8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대부업 청산 이후 계열사 자금 지원을 도맡아 하고 있는 OK넥스트의 이익잉여금은 2조65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OK금융의 핵심 계열사도 부동산PF 리스크로 건전성에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모두 부동산PF 관련 부실이 늘어나면서 대손비용이 불어났다. 페퍼저축은행 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자산까지 떠안는 다면 OK금융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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