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성장보단 생존 우선...동국산업, 올해 만기 도래 '2200억'②외부 조달에 기댄 투자…이자비용 100억, 자산매각 재개여부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5-04-11 07:51:46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산업은 올해 유동성 확보에 가장 분주할 철강사 중 하나다.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가 2200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반면 2년 넘게 순손실이 이어지며 이익으로 채무를 상환하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결국 추가 차입, 자산 유동화, 긴축 없이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보다 생존을 위한 자금 전략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투자금 외부 조달에 의존…단기성차입금, 총차입금의 72%
동국산업은 최근 몇 년간 영업 부진으로 설비투자(CAPEX)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하지 못했다. 2020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06억원이었지만 2021년엔 -539억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2022년 -189억원, 2023년 80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해 다시 -186억원으로 돌아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이자, 법인세, 운전자본투자를 제외한 값으로 실제로 벌고 쓴 뒤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반면 CAPEX는 적자 속에서도 빠르게 늘었다. 2020년 80억원, 2021년 11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설비투자는 2022년 421억원, 2023년 498억원, 지난해엔 950억원까지 증가했다. 니켈도금강판 신사업을 위한 포항 신공장 건설에 투입된 금액이다.

FCF가 마이너스라는 건 투자금을 영업으로 충당하지 못하고 외부 조달에 의존했다는 뜻이다. 동국산업은 대부분을 차입으로 채웠다. 총차입금은 2021년 770억원에서 2022년 1801억원, 2023년 2022억원, 지난해 말엔 3120억원으로 4년 새 305% 늘었다.
차입구조는 단기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성차입금(유동성사채 포함)은 2219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2%에 달했다.
◇이자비용 100억, 차환이 최우선…자산 유동화 재개될지 관심
이는 1년 내 전체 차입의 72%를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포항 신공장 투자는 마무리됐다. 다만 올해도 동국산업이 작년 수준(-186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이어갈 경우 상환 여력은 크지 않다.
결국 차환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는 정책금융기관의 무역금융과 수출자금대출이 대부분인 만큼 일정 수준 차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자금은 수출입 거래와 연동돼 운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본질적 우려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동국산업은 2년 연속 순손실을 냈고 현재도 냉연강판 등 기존 주력 제품이 수주경쟁 심화로 인한 단가 하락 현상을 겪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끝난 니켈도금강판 신사업은 아직 시제품 생산 단계에 머물러 수익으로 전환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동국산업은 2023년 토지를 포함한 약 290억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매각해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자산 유동화는 7억원에 그치며 사실상 중단됐다.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니켈도금강판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보유 자산 매각이나 비핵심 자산 유동화가 재무 전략의 대안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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