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토스모바일 3년차, 성적표는④가입자 수 19만명, 업계 15위…482억 벌어 493억 쓰는 구조
조은아 기자공개 2025-05-12 12:39:42
[편집자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놓고 여전히 업계에선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처음 서비스를 출시한 지 6년을 향해가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매년 적자만 쌓고 있다.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쉽게 얻을 수 없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다만 현재로선 호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의구심에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절반이 이미 시장에 진출했다. 더벨이 시장 상황과 함께 각 은행의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가 불과 10년여 만에 금융권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승건 대표가 2013년 설립한 비바리퍼블리카는 2년 뒤인 2015년 간편송금 앱 토스를 선보였다. 이후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금융사를 잇달아 설립했다.토스가 표방하는 건 '입체적 성장'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전략적 제휴, 자회사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모바일 역시 그 일환이다.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라는 슬로건을 위해 업종 간 경계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3사 통신망 모두 갖춘 머천드코리아 인수
토스는 토스모바일의 전신인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뒤 2023년 1월 공식적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KB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준비했다면 토스는 아예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나하나 내부 역량을 쌓는 '빌드(Build)' 전략보다는 사업자를 매수하는 '바이(Buy)' 전략을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낫다고 판단했다. 머천드코리아기 1998년 설립돼 20년간 통신 사업을 운영해 왔던 만큼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3곳 모두의 통신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국내 알뜰폰 사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55곳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3사 통신망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곳은 채 10곳이 되지 않는다. 통신망 하나를 추가로 들이는 데는 비용과 시간이 꽤 소요된다.
실제 국민은행은 2019년 처음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을 선보였는데 당시만 해도 LG유플러스망만 갖춘 상태로 출범했다. 이후 3년여가 지난 2022년에서야 나머지 통신사 2곳의 망을 순차적으로 확보했다. 우리은행 역시 4월 알뜰폰 서비스 '우리ONE모바일'을 선보였는데 아직 LG유플러스망만 갖춘 상태다. 이밖에 조직 및 업계 네트워크 등 유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고려 요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토스는 기존 대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00%를 전량 인수했지만 인력과 자산은 그대로 활용했다. 2대주주이자 각자대표 중 한 명이던 이승훈 대표가 여전히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적자 전환, 매출 늘수록 비용도 증가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이유 역시 다른 은행들과 다르지 않다. 통신 관련 데이터가 각종 사업에 활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처럼 금융업과 연계한 여러 할인 혜택을 내놓으며 고객 락인(Lock-in) 효과도 겨냥했다.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강점으로 내세운 건 '간결함'이다. 가입 신청과 유심 배송, 셀프 개통 등 일련의 과정에서 고객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실제 토스 앱에서 알뜰폰 서비스를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모바일 가입자 수는 19만2000명으로 집계된다. 업계 순위는 15위다. 처음 토스가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할 당시 가입자 수가 10만명 안팎으로 추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여 만에 꽤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아직까지 실적은 들쑥날쑥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궤도에는 올라타지 못했지만 외형 성장은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고객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2년의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수익(매출)이 2023년 241억원에서 2024년 482억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2024년 한 해 동안 영업비용으로만 493억원을 쓰면서 적자를 냈다. 2023년엔 2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으나 2024년엔 순손실 16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물론 토스의 사업 방향이나 이익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크게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다.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목적 자체가 데이터 확보와 고객 편의 제고, 한층 섬세하고 정교한 금융 서비스 제공에 있는 만큼 적자에 연연하지 않는 모양새다.
토스모바일이 지난해 순손실을 낸 배경엔 인프라 투자도 있다. 알뜰폰은 정보 보안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 보안 관련 인증을 획득한 곳이 드물지만 토스모바일은 선제적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하고 정보보안팀 규모를 늘리는 등 보안 인프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토스모바일 관계자는 "비용이 다소 증가하더라도 정보 보안 인프라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올해는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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