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이사회 분석]DH, 창업멤버 떠난 배민 '캐시카우' 활용 본격화독일 본사 임원들 이사회 다수, 배당·자사주 등 9000억 회수
원충희 기자공개 2025-05-14 08:14:30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밸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유니콘 기업은 설립 이후 투자금을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인수·합병(M&A)이나 증시 상장 준비로 도약 국면을 맞기도 한다. 성장 변곡점마다 달라지는 경영환경에 부응해 이사회 역시 변화를 거듭했다. theBoard는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이사회 변천을 조명하면서 창업자와 개별 이사의 관계, 경력과 전문성, 선임 배경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0시5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의 음식배달 플랫폼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인수하기 위해 기존 사업체였던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매각했다. 두 회사 모두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지만 배달의 민족 운영 서비스 자체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M&A가 완료된 지 5년이 지난 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회에서 창업멤버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됐다. 독일, 벨기에 국적 등 DH 본사에서 내려 보낸 인사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때를 기점으로 2023년 4000억원 넘는 배당을 챙겨간 DH는 작년에는 자사주 소각 형태로 5400억원을 가져갔다.
◇김봉진 외 6명으로 시작, 현재는 모두 떠나
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범석 대표와 김영배 감사 등 한국인 2명과 독일 국적의 크리스티안 요하네스 워커와 안드레아스 크라우제, 벨기에 국적의 피터 얀 반데피트 등 DH에서 내려 보낸 인사 3명이다. 2019년 12월 인수 확정 시점에 있던 멤버들은 모두 이사회에서 빠졌다.
김봉진 창업자를 포함한 6명의 창업멤버들은 더 이상 이사회에 보이지 않는다. 국내 배달앱 시장을 석권한 우아한형제들은 디자이너 출신 김봉진 창업자를 중심으로 6명의 설립 멤버가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개발자이자 김 창업자의 셋째 형 김광수 공동창업자가 그 시작이다. 회사 이름이 우아한형제들인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김 창업자의 20년 지기 친구였던 박일한 실장이 재무총괄(CFO)로 들어왔고 NHN에서 같이 일했던 고대현 서비스 기획 총괄이 합류했다, 제약사에서 영업을 하다 고 총괄을 통해 영입된 김수권 본부장, 이은호 개발 담당 등이 조인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자가 설립한 벤처캐피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소개로 윤현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합류하면서 우아한형제들 초기 세팅이 완료됐다.

이들 중에는 등기이사로 나선 이들도 있다. 초기인 2011년에는 김봉진 대표와 김광수, 고대현 총괄, 박일한 CFO가 사내이사로 들어갔다.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투자자였던 강석흔 본엔젤스 대표가 합류했다. 이어 2012년부터는 한 킴(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추가됐다. 2014년부터는 골드만삭스PIA, 힐하우스캐피탈 멤버들이 참여한다. 투자자로 이사회에 들어왔다.
◇2023년 DH 임원들 이사회 장악, 투자금 회수 본격화
2019년 독일 DH에게 피인수된 후 우아한형제들의 이사회 구성은 크게 달라진다. DH에 보낸 3명의 이사가 들어왔다. 그러면서 우아한형제들 창업멤버들이 빠졌다. 2023년 말 김봉진 창업자까지 빠지면서 이사회는 DH 임원과 새 경영진으로 꾸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의 초창기 문화를 기억하고 이어줄 인사들도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김범준 전 CEO는 네이버로 자리를 옮겼고 공동창업자였던 김수권 엑스트라이버 대표, 김광수 본엔젤스 파트너 등도 매각 시점 전후로 떠났다. 초기 멤버 중 여전히 우아한형제들에 몸담은 이는 한명수 CCO(기업문화총괄) 등 소수로 전해진다.
김봉진 창업자가 떠나고 DH가 우아한형제들 이사회를 확실히 장악한 2023년부터 투자금 회수가 본격화됐다. 상장사가 아닌 만큼 이사회 의결만으로 배당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그 해 4127억원이 배당으로 나갔다. 2022년 처음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난 우아한형제들로선 1년 만에 곳간의 상당부분을 소진해야 했다.
작년에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대주주를 지원했다. 5371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단일 주주인 만큼 사실상 대주주에게 흘러 들어간 돈이다. 9400억원 넘는 돈이 DH에게 주어졌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가격은 2019년 12월 40억 달러(당시 환율 4조7500억원)다. 그 중 17억유로를 현금으로, 19억유로를 주식으로 지불했다. 실제 현금지출을 최근 환율로 2조6874억원이다. 투자현금의 3분의 1일을 회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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