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전략]태생부터 '협업 DNA', 투자로 다져진 70년 성장 역사①외사와의 합작사 형태로 48년 유지, 공개된 투자만 제넥신 등 25개사
이기욱 기자공개 2025-05-14 08:39:10
[편집자주]
100여년의 제약업 역사에서 요즘은 대세가 된 오픈이노베이션을 가장 먼저 꺼내든 기업은 단연 한독이 꼽힌다. 태생 자체부터 독일 회사와의 협업 및 합작으로 성장한데다 오픈이노베이션 개념이 생소했던 2000년대부터 공동 개발 및 지분 투자 등을 단행했다. 더벨은 한독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함께 그동안의 결실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0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은 '협력'의 역사로 정의된다. 70년의 역사 중 50년에 가까운 시간을 합작사 형태로 존재했다. 2012년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의 결별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한독은 상대적으로 뒤처진 R&D(연구·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시 외부와의 협력을 선택했다.2007년부터 준비해온 제넥신과의 공동 개발을 시작으로 타 법인에 대한 지분 투자를 지속했고 단 2건에 불과했던 투자 포트폴리오는 25개사로 늘어났다. 바이오기업 투자를 넘어 액셀러레이터 기업까지 설립하며 다양한 방식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1954년 설립 후 1964년 합작사 전환, 2012년 홀로서기 시작
한독은 1954년 연합약품으로 처음 설립됐다. 2년 후인 1956년 독일 제약사 훽스트와 의약품 총판권을 계약하며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1959년 기술제휴, 1962년 기술 원조 계약 등을 연이어 체결했다.
설립 10년째인 1964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훽스트와의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독약품 국내 주주와 훽스트가 75대 25의 비율로 투자했고 합작사 설립 후 추가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동등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한독의 합작사 형태는 48년동안 유지됐다. 2000년 훽스트가 롱프랑-로라와의 합병을 통해 아벤티스가 됐고 2005년 사노피가 아벤티스를 인수하며 사노피와 합작관계를 맺게 됐다.
이듬해인 2006년 한독은 조금씩 홀로서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노피아벤티스와 합작관계를 유지하며 전략적 협업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경영체제를 분리시킨 독립 경영 체제를 출범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2년 사노피와의 지분 관계까지 정리하며 완전한 독립 경영을 완성했다.
한독은 합작사로 존재하며 당뇨 치료제 아마릴과 같은 수입 제품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 위치에 있던 R&D 역량을 단기간에 성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한독은 다시 한 번 '협력'을 선택했다.
◇2007년 제넥신 공동 개발로 시작, 25개 법인 최초 투자액만 1200억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준비는 합작사 시절부터 시작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2007년 한독은 제넥신과 혈우병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한 이듬해인 2013년 곧장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협업체제를 갖췄다. 지분 19.48%를 290억원에 매입했고 함께 인수한 전환사채(CB)의 전환권도 행사하며 2014년 지분율 30.36%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2013년을 기점으로 한독의 타법인 투자는 보다 더 과감해지고 전방위적으로 바뀌었다. 2013년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와 합작사 한독테바도 설립했다. 2015년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한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아 칼로스메디칼을 설립했다.
2016년에는 한 해에만 3개의 기업에 지분 투자를 했다. 미국 기능성 식품 회사 'Just-C'의 지분 14.8%를 인수했으며 유전공학 회사 엔비포스텍 지분 32.12%도 84억원에 사들였다. 일본 산에이겐으로부터 기능성 원료 회사 테라밸류즈의 지분 67.86%도 인수했다.
이후에도 한독은 2017년과 2018년 HD Medical과 SANA Health에 소규모 지분 투자를 실시했고 BiomX에도 30억원을 투입했다. 2019년 SCM생명과학과 Adicet Bio, 2021년 웰트와 컴퍼스테라퓨틱스, 레졸루트 등 2020년대까지 오픈이노베이션 행보는 지속됐다.

2021년 한독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새로운 보강을 시도한다. 액셀러레이터 이노큐브를 설립하며 초기 단계 바이오텍 발굴과 육성에 직접 뛰어들었다. 권소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이노큐브는 현재 투자기업과 입주기업을 각각 10개, 7개씩으로 늘리며 한독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10여년에 걸친 한독의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의 결과 2012년 말 2개에 불과했던 자회사 및 직접 투자기업들은 작년 말 기준 25개까지 늘어났다. 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투자 펀드에 대한 지분 투자도 포함된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최초 투자 금액만 1223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말 기준 한독 자본총액 2891억원의 42.3% 수준이다.
한독 관계자는 "업계에서 발 빠르게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을 도입하며 성장을 이뤄왔다"며 "지금은 국내 경쟁사들의 모두 오픈이노베이션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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