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반도체 검사장비' 기가비스, 실적 회복 기대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 71% 감소, 반등 원년
이종현 기자공개 2025-05-16 08:40:2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기가비스의 주가가 바닥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바닥을 찍은 뒤 조금씩 반등하는 모양새인데요. 다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2년 전 공모가(4만3000원)에 못 미치는 2만7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10만원을 넘었던 최전성기를 생각하면 아쉬운 수준입니다.
기가비스는 2023년 5월 24일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첫날 종가는 7만9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83.7%나 높은 수준이었는데요. 소폭 하락하는 듯했으나 이후 10만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이후 6만~7만원대에서 등·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6월부터는 연말까지 가파른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6만2000원대였던 주가는 연말 2만4000원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새해 들어서는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습니다. 지난 2월 3만4000원대까지 반등했는데요. 2만9000원대에 안착하는 듯했으나 4월 다시 2만4000원대로 하락했습니다. 5월 들어 다시 상승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주가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입니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는 약 25만주를 순매수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약 19만주, 6만주를 순매도했습니다.

◇Industry & Event
기가비스는 2004년 설립된 반도체 장비 기업입니다. 반도체 기판 제조 공정에서 회로 형성 후 패턴의 결함 등을 자동으로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기(AOI)와 AOI가 검사한 결함을 재확인하는 VRS(Verify/Repair System), 불량을 자동으로 수리하는 자동광학수리기(AOR) 등이 주요 제품입니다.
문제는 실적 하락입니다. 기가비스는 2022년 997억원, 2023년 9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연매출 1000억원에 근접했었는데요. 하지만 2024년 매출액은 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나 줄었습니다. 실망스러운 실적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반도체 기업의 신규 투자 축소입니다. 기가비스에 따르면 고객사 중 상당수는 인텔과 거래하는 기업입니다. 고객사의 인텔향 매출이 줄면서 생태계에 속해 있는 기가비스에도 악영향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더해 거래 중이던 대만계 중국 기업들도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발주를 취소하는 등 악재도 이어졌습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재무 상태도 안정적인데요. 부채비율은 11.6%에 불과합니다. 기가비스는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으나 지난해 2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조달했습니다.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370억원입니다.
올해는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가비스는 올해 2건의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을 공시했는데요. 계약 금액은 153억원, 27억원입니다. 2건의 계약금만 하더라도 지난해 매출의 약 70% 수준입니다.
◇Market View
기가비스를 다루는 증권사 리포트는 한동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리포트는 지난해 12월 삼성증권에서 발행한 것인데요. '아직은 업황 방향 전환에 만족'이라는 제목으로, 실적 반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기판 업체들의 투자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는데요.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종욱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업황 회복 국면이 2025년에 걸쳐 나타날 경우 하반기부터 매출 회복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면서 "2023년 수준 매출 회복은 빠르면 2026년 가능하며, 장비 사업의 특성상 이익률도 같이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기가비스는 삼성전기 출신 인사들이 모여서 설립됐습니다. 설립부터 함께한 5명이 임원으로 남아 있는데요. 최대주주는 전 대표인 김종준 감사팀장으로, 18.05%의 지분을 보유했습니다. 이어서 강해철 대표(13.77%), 오제환 부사장(12.52%), 이재곤 부사장(12.47%), 이재승 부사장(4.93%) 등이 61.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재무를 맡고 있는 것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제환 부사장입니다. 서울대학교 기계설계 공학석사를 마친 그는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전기에서 근무했습니다.
더벨은 기가비스의 IR 담당자로부터 올해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무조건 좋아질 거라 예상한다. 공시한 계약과 별개로 몇몇 반도체 기업과 직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내 결정이 날 것"이라며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아니지만 400억~500억원 수준의 매출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유리기판 사업에 대해서는 "패턴을 검사하는 것은 똑같다. 유리기판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는 이미 마련된 상태다.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게 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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