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혁신만이 살 길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그는 IR이나 기자간담회 등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회사 소개보다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먼저 강조하는 사람이다.
황 회장의 혁신론은 사적인 자리에서도 이어진다. 황 회장은 식사가 나오기 전에도 식사를 마친 뒤에도 우리 기업과 기술자에게 혁신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황 회장이 말하는 혁신이 뭘까. 그는 모방의 반의어로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의 말을 빌리면 모방은 기술의 가치를 깎아먹고 회사의 경쟁력을 낮추는 일이다.
그의 혁신 철학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던지는 비판이기도 하다. 국내 대다수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기 보다 국산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중국에 종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은 대다수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황 회장은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결국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 회장의 철학은 기업 경영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거대 장비사의 장비를 그대로 카피하기보다는 향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비들을 먼저 개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혁신을 이룰 수 있다면 과감한 인사 개편도 서슴지 않는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임원 회의에는 30대 중반 나이의 직원이 참여할 정도다.
또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옥도 황 회장의 혁신론이 반영돼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사옥을 다니다 보면 '기득권과 고정관념은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최근 황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3·5족 반도체용 장비도 이러한 혁신 끝에 만들어졌다. 3·5족 반도체는 향후 실리콘 기반 반도체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받고 있는 제품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3·5족 반도체용 증착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분야의 강자인 ASM이나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기업보다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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