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재편]삼성바이오로직스, 특관 제거 효과 '매출 늘고 리스크 던다'그룹 투자 축소 우려…매출 5000억 확대, 영업환경 개선에 '추가수주' 예고
김성아 기자공개 2025-05-23 08:27:37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2일 1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지만 주인공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전면에 서게 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R&D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 키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 바이오 전략 사업에서 벗어나는걸까.시장은 이번 재편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판을 튕기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주식시장에서 7% 올랐던 주가가 분할이 공식화 된 22일 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제외하고 그야말로 홀로서기하게 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히려 인적분할이 온전한 기업가치 재평가 시점이 될거라는 입장이다. 연결회계상 마이너스(-)로 작용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특관인 거래관계가 해소되면서 실적은 커진다. 이 규모만 무려 5000억원. 그간 리스크로 지적되던 CDMO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리스크까지 지워지며 신규 수주도 예고했다.
◇주인공은 '에피스'…로직스 입지 약화 우려 '주가 하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줄곧 그룹 내 유일한 전폭적 지원을 받는 바이오 회사였다. 2011년 설립 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투자활동으로 순유출한 현금흐름만 57조원에 달한다. 초격차 캐파 확장에 몰두하며 론자, 우시 등에 버금가는 생산력을 갖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태생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넥스의 합작법인이었다. 2022년이 돼서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완전자회사로 한 몸이 됐다.
그럼에도 양사는 그다지 섞이지 않는 독립경영 체제가 유지됐다. R&D와 생산이라는 떼어내긴 어렵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선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문제로 불편한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동등한 위치에 서게됐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로 들어가는 것이긴 하지만 본체는 삼성바이오에피스다. 홀딩스 초대 경영진 역시 에피스 출신인 김경아 대표와 홍성원 부사장이 맡는다. 전반적인 인력 구성도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축이다.
그룹 내 바이오 신사업 축이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옮겨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입지 약화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나왔다. 그룹의 전폭적 바이오 사업 지원이 이제는 로직스보다는 에피스에 쏠릴 것이라는 평가는 자연스럽다. 이제 글로벌 톱티어로 큰 만큼 캐파 확장이 서서히 정지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주가 흐름에도 반영됐다. 인적 분할설이 퍼졌던 21일부터 이날 개장 직후 119만원까지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심이 되는 분할계획이 공개된 이후 방향을 틀었다. 이날 종가는 108만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1.82% 하락했다.
한 바이오 전문 애널리스트는 "지금으로서는 그룹 바이오 사업의 중심이 에피스에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인적분할의 효익이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확대 효과 "온전한 기업가치 평가 기대"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분할계획 공개 후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위해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단일 기업가치에 대한 온전한 평가를 받아볼 시점이 왔다는 얘기다.
일단 효익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적 측면에서 이번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000억원가량의 매출 확대 효과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할은 곧 양사의 지분관계 해소를 의미한다. 이는 연결회계상 제거됐던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에 대한 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일부 제품을 생산 중이다. 하지만 이는 특수관계자거래로 연결회계상 해당 매출을 제거해야만 했다. 이렇게 제거된 매출이 지난해 말 기준 4875억원이다. 작년 별도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의 10.72%에 해당한다.

이는 기업가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영업이익률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를 논할 때는 연결기준 실적을 활용했다. 하지만 특수관계거래 매출 제거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높은 판관비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별도기준 영업이익률 대비 낮은 수준으로 반영됐다.
다만 이번 분할 과정에서 부채비율은 다소 상승할 전망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에 이전되는 부채는 89억원에 불과한데다 감자로 인해 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43.5%, 현재 분할 조건으로 보면 부채비율은 59.7%까지 오르게 된다.
◇"영업 환경 더 좋아진다"…안정적 고객사 확보는 '덤'
사업 측면에서도 이번 분할의 효익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이해상충' 리스크 해소를 통해 수주 영업 환경이 개선된다는 측면이다. 수주가 더 활발해질 가능성을 예고했다.
다른 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의 공정개발과 생산을 위탁하는 CDMO 사업 회사에게 자체 신약 개발 역량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상위 CDMO 기업인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캐털란트 등은 신약 개발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순수-CDMO' 모델을 추구한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끊임없이 이해상충 리스크에 시달려왔다. 지금까지는 보안을 위한 방화벽(Firewall) 운영 등을 통해 수주 영업을 진행했지만 최근 대내외 정세 변화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해소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라는 장점도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를 필두로 삼성표 신약 개발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인 가운데 임상시험용의약품, 또는 향후 개발될 신약의 생산 기지가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로 글로벌 수주 영업의 리스크를 털어냈다"며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면서 보다 폭 넓은 수주 영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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