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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코인사업 톺아보기]카카오게임즈, 보라 생태계 재정비 '재도약 시동'⑥1100원→100원 전락, 활황기에도 주춤…메인넷 업그레이드 등 돌파구 '모색'

유나겸 기자공개 2025-06-05 09:18:16

[편집자주]

블록체인 열풍이 한풀 꺾인 이후 다수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서 발을 뺐지만 게임사들은 여전히 자체 코인을 발행하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은 P2E(Play to Earn) 모델을 넘어 코인 상장을 장기 전략으로 삼고 있다. 다만 비트코인 등과 달리 게임 코인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초 대비 가격이 절반 가까이 하락하며 존재감을 잃은 코인이 대다수일 정도이고 최근에는 상장폐지된 게임사 코인까지 등장했다. 주요 게임사의 코인 사업 상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5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가상자산 '보라(BORA)'를 개발한 웨이투빗을 인수하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 웨이투빗을 합병하고 사명을 '메타보라'로 변경하며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

다만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전반적인 약세장(크립토윈터)이 이어지면서 보라 시세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1100원대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던 전성기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에 메타보라는 메인넷을 업그레이드하고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개발 등을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다.

◇한때 1100원대 거래…블록체인 대중화 성공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발행 중인 보라는 원래 2018년 블록체인 개발사 웨이투빗이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카카오게임즈가 2020년 웨이투빗을 인수하고 2021년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보라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가상자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위메이드의 플레이 투 언(P2E) 게임 '미르4'가 흥행을 이어가던 시점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의 사명을 '메타보라'로 변경하며 사업 방향을 분명히 했다. 보라를 사명에 포함시키며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또 싱가포르 자회사 보라네트워크(BORANETWORK PTE. LTD.)를 통해 탈중앙화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카카오→카카오게임즈→메타보라→메타보라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메타보라는 본격적인 P2E 사업 확장을 위해 플랫폼 구조를 개편했다. 다수의 파트너사를 유치해 보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프렌즈샷 캐주얼골프' 등 다양한 게임이 보라 플랫폼에 온보딩됐다.

계열사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엑스엘게임즈, 라이온하트, 넵튠, 해긴 등과 협력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손잡은 엑스엘게임즈는 2022년 보라 블록체인 기반의 신작 '아키월드'를 출시했다. 아키월드의 주요 재화인 '아키움'은 보라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인 '블루솔트'로 교환할 수 있고 다시 이를 보라로 환전하는 구조다.

메타보라는 NFT 사업에서도 카카오 공동체 IP를 적극 활용했다. 카카오프렌즈를 비롯한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 IP는 물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P를 연계해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이 일환으로 '프렌즈샷: 누구나골프'를 블록체인 게임화한 프로젝트 '버디샷'이 출시됐다. 2022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버디샷은 이용자가 육성한 캐릭터를 NFT로 발행해 거래할 수 있는 구조다.

보라는 한때 30원에서 시작해 1100원대까지 오르며 30배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임을 통해 블록체인을 대중화하겠다는 메타보라의 초기 목표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크립토 윈터·시장 인식 악화…보라도 직격탄

다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되면서 보라 시세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위믹스의 초과 유통 논란까지 겹치면서 게임사들이 발행하는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대외 이미지도 악화됐다. 보라는 4일 기준 1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성기 시세와 비교하면 약 91% 하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메인넷을 기존 2.0에서 3.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던 가상자산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당시 보라 생태계에는 보라코인(BORA), 티보라(tBORA), 비가스(bGAS) 등 세 종류의 토큰이 혼재돼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중 티보라와 비가스를 단일 가상자산인 보라토큰으로 통합하고 기존 보라코인과 보라토큰의 이원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두 토큰은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브릿지라는 전환 도구를 통해 1:1 비율로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

토큰의 유통량이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기존 인플레이션 모델도 손봤다. 가격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추가 발행을 중단하고 전체 발행량을 유통량인 12억575만개로 고정하겠다고 밝혔다.

보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강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엑스엘게임즈의 블록체인 게임 '아키월드' 글로벌 버전을 업데이트해 이용자 보상 요소 등 블록체인 게임 고유의 재미를 더해 콘텐츠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인지도를 지닌 야구 IP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게임 역시 보라 생태계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거점도 재정비했다. 메타보라는 최근 사업 근거지를 기존 싱가포르에서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전했다. UAE는 규제 친화적인 정책과 세제 혜택, 잘 갖춰진 블록체인 산업 인프라 등으로 인해 사업 환경 측면에서 매력적인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보라 생태계를 재정비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며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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