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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신업 리포트]제테마, CMO 외도 끝내고 해외로 갈무리된 현금흐름④팬데믹 코로나19 백신 겸용공장 확충 무위… 재무 부담 딛고 자회사 R&D 비용 수혈

최은수 기자공개 2025-06-11 08:15:40

[편집자주]

'K-톡신'. 국내 보툴리눔톡신이 글로벌 시장에서 만개할 기회를 맞았다. 국내외 개발과 상용화를 둘러싼 규제 이슈는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고 세계 최고·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인허가 허들을 낮추기 위한 제도 변화도 예고했다. 과거엔 경쟁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을 개발 기술과 R&D에서 찾았다면 이제는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CAPEX), 글로벌 수요 대응이나 규제 변화, 자금 운용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도 살필 때다. THE CFO가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11시4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테마는 국내 주자 중 열세 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툴리눔톡신 제제 품목허가를 따냈다. 개발 이력도 오래됐고 업계 내 해묵은 균주출처 이슈에서 자유롭단 게 강점이었는데 출시 순번을 놓고 보면 꽤 후발주자로 자리했다.

R&D 비용을 대기 위한 수익 다각화 전략 일부가 꼬인 결과였다. 제테마는 통상 톡신 기업이 택하는 필러 외에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에도 도전했다. 적잖은 자본적지출과 리소스가 들어갔지만 톡신 상업화 마중물로 쓰려던 CMO 사업이 여러 리스크 끝에 무위가 됐다. 이제는 남은 역량을 갈무리해 해외 확장에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다.

◇균주 양산·코로나19 백신 CMO 동시에 노린 CAPEX

제테마는 2017년 유럽소재의 국립기관으로부터 상업용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균주를 도입해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업계를 휩쓸던 균주 출처 논란에서 비껴서면서 상대적으로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


다만 개발 국면에서 몇 가지 변수가 나타났다. 기존 중국 파트너사인 화둥닝보가 내부 경영권 분쟁 끝에 청산된 게 일례다. 해당 계약은 분쟁 끝에 중국서 새로 출범한 화둥 메디컬 에스테틱 바이오테크놀로지(Huadon Medical Aesthetics Biotechnology)가 승계했지만 중국 현지 개발 타임라인의 물리적 지연은 피하지 못했다.

더불어 임상개발비용 충당을 목적으로 진행하던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에 뛰어든 것도 결과적으로 아쉬웠다. 2021년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 원액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을 처음 발견했다. 통상 균주 관리(분리·동정)와 백신 원액 생산은 상당부분 공정이 비슷하다보니 보유 현금을 털어 생산 설비 확충에 들어섰다.

제테마는 이 기간 일반적인 바이오벤처에선 찾기 어려운 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결정했다. 자본적지출은 임상단계를 거쳐 무형자산으로 계상되는 바이오벤처의 R&D 비용과 달리 곧바로 고정자산 구매나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으로 잡힌다.

2022년 제테마의 자본적지출은 약 640억원이다. 직전연도(2021년 163억원) 대비 4배 증가한 규모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보툴리눔톡신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퍼실리티 확충을 위한 투자였다.

◇급변한 대내외 환경…그럼에도 글로벌 임상 투자 '원안대로'

다만 설비 투자를 시작한 이후 대외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대응 체제가 엔데믹으로 변화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변수까지 더해졌다. 제테마는 당시 수출용 톡신 제품과 필러로 수익 보태고 있었지만 R&D와 설비투자를 겸할 단계엔 아직 들어서지 못했다. 앞서 과감한 CAPEX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CMO를 향한 제테마의 과감한 선택은 여러 이슈가 겹치며 결과적으로 현금흐름d이 원활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상장 이후 매출이 매년 증가하며 해마다 유의미한 양적 성장은 달성했다. 그러나 2022년 보유 현금성자산의 80%를 투입했는데 2024년 말까지 아직 당시 유동성을 절반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한 게 일례다.


제테마는 앞서 2022년 설비 투자에 대규모 자본을 지출하고도 해외 진출이란 큰 이벤트를 겨냥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사업은 파트너사가 담당하고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은 자회사를 통해 직접 개발한다. 올해만 두 차례 미국 자회사에 금전대여를 결정했고 이를 통해 약 84억원을 지원했다.

제테마의 유동성 상황을 고려하면 앞선 자회사를 향한 약 80억원의 대여 역시 오너의 판단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사업은 제테마 창업주 김재영 회장이 직접 경영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제테마가 해외 사업에 남은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알 수 있다. 국내 경쟁사 중 에이티지씨와 종근당바이오가 올해 각각 보유한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약 3000억원 규모의 국내 톡신 시장을 두고 무려 15곳의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또 원조격인 보톡스를 포함해 시장 우위를 휴젤·메디톡스 등이 차지하고 있어 쉽지 않은 경쟁이 예고된다.

제테마가 녹록지 않은 재무 상황에서도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이유론 대웅제약의 선례가 있는 점도 한몫한다.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에 성공한 대웅제약은 주력 파이프라인 주보의 분자량이 보톡스와 900kdal으로 동일했고 이 강점을 살려 시장 저변을 빠르게 넓혔다. 제테마의 제테마더톡신의 분자량도 역시 900kdal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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