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K L&S는 지금]초기 멤버 떠나고 오른 2막, 성장 가속 페달 밟는다①설립 주도 박정호 떠난 뒤 첫 대표이사 변경…믿을 구석 'SK온·하이닉스'
노윤주 기자공개 2025-06-12 08:38:28
[편집자주]
SK그룹 계열사인 FSK L&S는 반도체부터 배터리까지 그룹 핵심 사업의 글로벌 물류를 책임지고 있다. 올해 10년차를 맞이했지만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간 여러 차례 계열사 이동을 거쳤고 매출 규모도 크지 않은 탓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경우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내부 변화의 움직임이 보다 거세게 이뤄지는 중이다. 작년 말 창립 이래 처음으로 리더를 바꾼 게 그 시작이다. 북미, 중국 등 그룹의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외부 수주도 키우겠다는 포부다. FSK L&S의 설립부터 성장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프에스케이엘앤에스(FSK L&S)는 올해로 설립 10년차를 맞이했다. 2016년 그룹 차원의 물류 계열사 설립이라는 미션을 받은 박정호 전 부회장이 주도해 만들었다. 그가 SKC&C 사장을 역임하던 시절이었다.업력은 길지만 사명조차 외부에 크게 노출되지 않았다. 그룹 내 타 계열사의 해외 생산, 조달 규모가 크지 않았던 영향이다. 연간 매출이 3000억원대에 그쳤다. 조용한 조력자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 FSK L&S '2막'에 접어들어 달라진 모양새다. 박 전 부회장을 포함한 초기 멤버들이 그룹을 떠나자 지난해 말 창립 이래 처음으로 대표이사 변경을 단행했다. SK온,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를 든든한 우군으로 두고 외부 물량까지 수주하며 존재감을 키울 분위기다.
◇박정호 전 부회장 주도로 탄생한 폭스콘 JV
FSK L&S는 SK그룹의 물류 사업 강화 기조 하에 출발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뛰어들던 SK 내부서 글로벌 물류 경쟁력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였다. 이에 SKC&C를 맡고 있던 박정호 당시 사장이 물류 자회사 설립 미션을 부여받았다.
그는 해외 파트너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아시아 지역 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그룹 계열사들의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었다. 글로벌 물류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단독 진행할 경우 발생할 리스크를 제거해야 한다는 기조도 작용했다.

손을 잡은 곳은 대만의 홍하이(폭스콘)였다. FSK L&S의 'F'가 폭스콘을 뜻한다. 폭스콘의 물류 자회사인 저스다가 FSK L&S 지분 40%를, SK㈜가 60%의 지분을 취득했다. SK와 폭스콘의 6:4 구조는 지금까지 변동 없이 이어지고 있다.
폭스콘과 손을 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폭스콘이 가진 전자 제품 물류 노하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인 폭스콘은 저스다를 통해 글로벌 400여개 지역에 육상·해상·항공 등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주요 공장이 위치한 중국 시장 경험이 풍부했다. FSK L&S가 법인 출범 이후 가장 먼저 공략한 지역도 중국이다. 한·중 이커머스 물류, 국제 물류 포워딩 사업 등을 추진했었다.
당초 저스다 고객사에게 물류 솔루션인 '캐롤'을 제공하는 방법도 구상했지만 현재는 저스다가 FSK L&S에 끼치는 영향 자체는 크지 않다. 대부분 SK그룹 계열사 위주로 매출이 이뤄져 있다.
◇여러 차례 이동 거쳐 SK스퀘어 자회사로…목표는 '실적 개선'
FSK L&S를 향한 기대감은 컸지만 '뿌리'가 튼튼하지 못했다. 설립 이후 SK그룹 내에서 여러 차례 소속이 변경됐다. 초기에는 SKC&C의 자회사로 출발했지만 박 전 부회장 이동에 따라 모회사가 변경됐다. 그가 SKC&C에서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FSK L&S도 2018년 초 SKT 산하로 편입됐다. 박 전 부회장이 SKT로 이동한지 1년만이었다.
당시 SKT는 SK㈜로부터 180억원에 FSK L&S 지분을 인수했다. 물류 계열사가 SKT 산하로 이동한 건 의외의 선택이었다. 업계 일각서는 최초 기획자였던 박 전 부회장, 유영상 SKT 사장을 따라 FSK L&S도 움직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후 SKT에서 SK스퀘어가 분할 설립되면서 FSK L&S의 모회사도 SK스퀘어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현재의 SK스퀘어(60%)→FSK L&S 구조가 만들어졌다.

박 전 부회장이 사업 구상 단계부터 진두지휘했던 만큼 FSK L&S는 박 부회장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그의 퇴사와 동시에 2막을 꾀하고 있다. 일단 리더십부터 재편했다. 지난해 말 이뤄진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용직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초기 대표이사이자 장수 CEO이던 고재범 전 대표는 8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고 전 대표는 박 전 부회장, 유영상 SKT 사장 등과 FSK L&S를 만들었던 인물이다. 2016년 FSK L&S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었다.
현 시점 FSK L&S의 목표는 사세 확장, 그룹 내 물류 허브 이미지 강화 등이다. 매출을 확대하는 것 부터 과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10억원, 64억원이었다. 2023년 3236억원, 121억원 보다 부진했다. 조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여타 대기업 계열 물류 자회사에 비하면 매출 규모도 작다. 제조 계열사가 많지 않고 완제품이 없는 SK그룹 특징 때문이다.
FSK L&S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내부 수주부터 확대하고 있다. 먼저 가장 물류 연관성이 깊은 SK온과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김용직 신임 대표 역시 SK온 출신의 구매·물류 전문가다.
김 대표의 첫 성과는 미국 배터리 벨트 진출이다. 올해 3월 FSK L&S는 SK온과 미국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OSK)의 물류센터 운영 사업을 수주했다. 계약기간은 2030년까지이고 2034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2025년 1년 사업 규모는 180억원이다. 향후 매년 수백억원 규모 매출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올해는 SK하이닉스 D램, 낸드 중국 생산 확대에 따라 아시아권 수주도 늘릴 계획이다.
물류 플랫폼 '캐롤'을 중심으로 외부 고객 확보도 계속 시도한다. SK그룹 계열사 특성 상 캡티브 물량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류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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