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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지방지주의 반란, JB금융 금융지주 탑 등극[금융지주]2위는 신한금융, 5대 지주 중에선 최고점…비상장사 농협금융, 최하위

김현정 기자공개 2025-06-18 08:09:40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3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이사회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강소금융’의 진면모를 나타냈다.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정보접근성 등 전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8개 금융지주사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5대 대형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들을 제치고 자산 규모가 작은 지방금융지주가 가장 선진적인 이사회 체제를 갖췄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지주사는 다수의 금융 계열사들을 관리하는 중추적 조직인 만큼 지주 이사회의 선진성이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

신한금융지주가 2위에 오르며 5대 금융지주의 체면을 살렸다. 재일교포 주주 체제 아래서 오랜 기간 이사회 경영이 자리를 잡았다는 평이다. 다만 1위인 JB금융과 점수 차가 다소 컸다.

한편 유일한 비상장인 NH농협금융지주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사진 참여도 지표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 지표들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작지만 강한 JB금융지주, 금융지주사 및 금융사 통틀어 1위

theBoard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3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및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했다. 평가대상 금융지주사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시중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들과 BNK·iM·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들까지 망라했다. 이 결과 금융지주사 가운데 JB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사는 여러 금융 계열사들을 거느리며 이들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곳이다. 단순히 자회사들을 아래 둔다는 구조적 개념을 넘어 최근엔 금융그룹 성장의 핵심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의 맏형 역할을 하는 지주사의 이사회가 모범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그 아래 여러 계열사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JB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을 평가한 결과, 220점 만점에 187점으로 산출됐다. 금융지주사는 물론, 평가 대상을 금융사 전체로 넓혀봐도 가장 높은 점수였다. 180점대는 JB금융지주가 유일했다.

2001년~2008년 설립된 국내 시중은행 계열 4대 금융지주보다 2013년 설립된 작은 지방금융지주의 이사회 평가 점수가 더 높은 건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자산규모로 보나, 계열사 수로 보나 작디작은 중소 금융지주사가 상대적으로 선진적이고 건전한 이사회 경영을 펼치고 있었다.

JB금융지주는 2023년 초부터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4년 초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시행에 따라 이사 수를 기존 9인에서 업계 최대 규모인 11인으로 증원했고 여성 이사 후보를 신규 추천함으로써 젠더 다양성을 확충했다. 이 밖에 그룹의 경영 목표인 ‘수익성 위주 내실성장’에 부합하는 사외이사 역량지표(BSM)를 만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세웠다.

덕분에 △구성(3.8점/5점 만점) △참여도(4.4점) △견제기능(4.3점) △정보접근성(4.7점) △평가개선프로세스(4.3점) △경영성과(4.3점) 등 theBoard 6개 지표 대부분에서 고르게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눈에 띄는 항목은 정보접근성 지표였다. 정보접근성에서 평균 4.7점, 총점 33점을 획득한 금융사는 JB금융지주가 유일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이 최고득점…농협금융, 업권 ‘최하위’

신한금융지주가 금융지주사 이사회 평가에서 2위에 올랐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대형 금융지주사 가운데서는 1위였다. 다만 1위인 JB금융과는 점수 격차가 벌어져 있었다. 신한금융은 220점 만점에 174점을 받았다. 구성과 정보접근성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경영성과 지표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아 총점을 깎아먹었다.

신한금융은 과거 관치 논란으로 몸살을 앓아 온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재일교포 주주 기반으로 설립된 만큼 이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식으로 이사회 경영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덕분에 선진적 이사회 운영 방식을 일찍이 도입한 곳으로 꼽힌다.


3위는 신한금융과의 간발의 차이로 iM금융지주(173점)가 차지했다. 신한금융과 총점으로 단 1점 차이였다.

iM금융의 경우 2018년 회장 비자금 사태, 제왕적 구조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이사회 경영을 강화해 발전한 곳이다. 당시 비서실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장악해 이사회 권력을 독차지하는 제왕적 구조가 사태의 근원이라는 비판이 컸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기 어려운 구조가 돼 비자금 조성 등의 비리 차단에 실패했다. 새 지배구조에 들어서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 맡기고 그룹임추위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재 우수한 이사회 체제를 만드는 데 이르렀다는 평이다.

공동 4위로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가 나란히 올랐다. 총점이 167점으로 동일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총점 164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경영성과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최하위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총점 140점으로 타 금융지주사들과 점수 차이가 상당히 컸다.

농협금융은 비교대상 8곳의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한 비상장사다. 이에 따라 우수한 이사회 체제를 위한 장치 마련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진 참여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 지표들에서는 큰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견제기능이 취약하고 경영성과가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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