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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대체운용 공모 도전기]예상 못한 변수 '팬데믹'…운용 리스크 이겨냈다②펀드 설정 수개월 만에 코로나19 확산, 2023년 자산가치 하락 속 만기 연장

이명관 기자공개 2025-06-13 15:07:06

[편집자주]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는 여전히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기회이자 도전이다. 환율, 규제, 구조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자산의 선정과 펀딩, 운용, 회수 전 과정에서 각 운용사별 전략과 해법이 뚜렷하게 갈린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설정한 '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1호'는 2019년 설정 당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은 공모 대체상품이다.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된 실물 공모펀드이자, 코로나19 팬데믹과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도 무사히 청산에 이른 몇 안 되는 해외 호텔 딜 중 하나로 기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 운용, 회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하나대체투자일본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했을 때부터 두 가지 측면에서 과제를 안고 있었다. 해외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공모 대체펀드이자, 리테일 중심 자금으로 구성된 구조였기에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달성해야 하는 게 당면 과제였다.

설정하고 몇 개월 뒤 운용에 영향을 미칠만한 큰 변수와 마주한다. 그러나 출범 채 6개월이 지나기도 전인 2020년 초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대체운용은 전 세계가 직면한 대재난인 코로나19 팬데믹과 마주하게 된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호텔·리테일 등 상업시설 전반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 역시 국경을 봉쇄했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중단되면서 도심 호텔의 객실 가동률은 급감했다. 삿포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역 관광 수요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고, 비즈니스 여행객 감소도 이어졌다.

그러나 아실 삿포로(ASIL SAPPORO)는 예외적이었다. 이 자산은 루트인 호텔 그룹과의 20년 마스터리스 계약을 통해 상층부에 고정 임대료가 발생하는 구조였다. 호텔 운영과 무관하게 일정 임대료가 확보되며 펀드의 주요 현금흐름이 흔들리지 않았고, 저층 리테일 역시 음식점, 약국, 캡슐호텔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어 리스크 분산 효과를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펀드는 코로나 시기에도 분기별 약 7%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21년까지 펀드는 단 한 차례의 배당 유보 없이 꾸준한 현금흐름을 유지했고, 공모펀드로서 수익자 IR을 병행하며 방어적 운용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팬데믹 시기에도 루트인호텔의 운영 중단이나 계약 해지 없이 임대료 납입이 이행된 것은 운용사 입장에서 가장 큰 안정장치였다.

이후 2023년은 펀드로서는 전략적 전환점이 되는 해였다. 2019년 설정된 이 펀드는 원래 4년 만기로 2023년 여름 종료 예정이었다. 하나대체운용은 해당 시점에 맞춰 자산 매각을 검토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던 코로나의 후유증이었다. 일본 내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졌고, 외국인 관광객도 제한적으로만 유입되는 상황이 지속됐다. 동시에 2023년 10월 기준 감정평가에서 자산가치가 약 18.6% 하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무리한 매각은 원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우려됐다.

이에 하나대체운용은 자산의 회복 시점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후 하나대체운용은 선제적으로 리스크 완화 조치에 들어갔다. 첫 번째로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2027년까지 확보했다. 이는 당시 선순위 대출이 2023년 만기 예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리파이낸싱 결과로 평가된됐. 대출 만기를 연장함으로써 자산을 서둘러 처분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확보한 셈이다.

그 다음 조치로는 펀드 자체의 만기 연장이었다. 2023년 하반기 하나대체운용은 수익자총회를 열고, 펀드 만기를 1년 단위로 두 차례 연장했다.

이후로도 하나대체운용은 약 1년 반 동안 일본 현지에서 매각 타이밍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일본 호텔 시장 전반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아실 삿포로 역시 가동률이 2023년 11월 기준 48.9%에서 2024년 말 70% 이상으로 반등했다. 동시에 리테일 공실률은 거의 '제로'를 유지했고, 기존 임차인과의 재계약에서 임대료가 약 10% 상승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러한 실적 개선 흐름은 자산가치의 재평가로 이어졌다. 이는 결국 2025년 매각 결정과 실행으로 연결됐다. 팬데믹이라는 외생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전략적으로 만기를 연장하며 시간을 벌었던 하나대체운용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던 셈이다.

이번 운용 과정에서 드러난 핵심은 단순히 버티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공모 대체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자총회에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이끌어낸 부분은 시장 내에서도 이례적인 케이스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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