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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물류사 분석]롯데글로벌, 정체된 성장에 IPO 발목 잡혔나①2017년 투자유치로 실적 확대 드라이브, 2022년 기점으로 성장 더뎌져

이영호 기자공개 2025-06-17 07:51:35

[편집자주]

대기업 그룹 산하 물류사업은 눈에 띄진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계열사 물류를 책임지며 그룹 자원이 적시적소에 배치되도록 하는 핏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약진과 경제 불황 여파로 물류사는 저수익성과 실적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의 최근 실적 추이와 재무 특성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성장 궤도를 보여줄지를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실적 성장세가 꺾이면서 올해 상반기 추진되던 기업공개(IPO)가 좌절됐다. 롯데 측이 바라던 밸류에이션 눈높이와 투자시장에서의 눈높이 간극만 확인한 채 상장과는 멀어졌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17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후 수년간 성장세를 보였지만 근래 들어선 성장동력에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시장과 롯데 간 의견 차이가 벌어진 배경이다.

◇에이치PE 투자 후 본격적 '성장궤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적 성장궤도에 올라탔다. 2017년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2789억원을 투자 받은 해이기도 하다. 2017년만 하더라도 연결기준 회사 매출은 1조7593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흑자전환과 함께 매출 2조6979억원을 달성했다. 투자유치 2년 만에 턴어라운드는 물론 매출 2조원의 벽마저 돌파했다.

2년 후 2021년에는 매출 3조원을 넘길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매출 3조2824억원을 기록했고 흑자전환 후 영업이익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매출 기준 피크는 2022년이었다. 매출 3조9983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으로 최대 매출치를 달성했다.


다만 2023년을 기점으로 매출은 역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년간 파죽지세였던 성장이 멈춰서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래도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은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었다. 2023년 기준 매출은 3조6141억원으로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39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7.9%로 예년 수준을 상회했다. 영업이익률도 1.8%로 뛰었다.

지난해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출은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3조5733억원에 영업이익 902억원, EBITDA 3265억원이었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 IPO를 앞두고 수익성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영업이익률은 2.5%, EBITDA 마진율은 9.1%로 전년 수익성을 상회했다. 피어그룹의 평균 수준 수익성에 근접했다.

올 들어 1분기 실적에서 특이점은 없었다. 매출 8272억원에 영업이익 1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4%, EBITDA 마진율은 9.8%를 기록했다. 외적인 성장은 멈춰섰지만 수익성은 어느 정도 개선된 모습을 유지했다.

◇피어그룹 대비 아쉬운 지표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피어그룹은 앞서 상장된 CJ대한통운, 한진이다. 세부적인 재무지표를 놓고 볼 때 롯데글로벌로지스 지표는 아쉬움을 남긴다. 우선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이 꼽힌다. 대한통운과 한진이 3~4%대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반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아직 영업이익률 3%를 넘기지 못했다.

이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매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풀이된다. 경쟁사 대비 마진을 줄이면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해왔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감가상각을 들어낸 EBITDA 마진율은 지난해 들어서면서 피어그룹과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부채비율 측면에서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엿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부채비율은 2017년 124.3%에서 올해 1분기 334%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해마다 등락은 있었지만 2019년부터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통상 부채비율 100%가 기업의 재무 건전성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다. 이 점을 감안할 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부채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피어그룹사들과 비교하더라도 롯데 측 부채비율은 높다. 반면 대한통운과 한진의 부채비율은 100%대를 유지 중이다.

보수적인 경영보다는 실적 성장을 위해 재무적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중이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연간 실적이 지난 수년간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현재 부채비율을 마냥 부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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