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평가개선 1위' iM금융지주…경영성과에 발목[금융지주]지주사 3위, 전체 4위 기록…TSR·ROA·ROE는 최하점
고진영 기자공개 2025-06-18 08:09:50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더벨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6시3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금융지주(옛 DGB금융그룹)가 업계 하위권인 규모에도 불구 이사회 운영에선 최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지주사뿐 아니라 금융사 전체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다만 최근 자회사들의 수익성이 하락한 탓에 경영성과 지표가 총점을 끌어내린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평가개선·견제기능 전체 1위, 정보접근성 고득점
theBoard가 실시한 '2025 이사회 평가'에서 iM금융지주는 총점 220점 만점에 173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8곳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점수다.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을 모두 합친 전체 금융사 53곳 중에서는 하나은행, 부산은행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평가는 올 5월 발표된 연차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동지표로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했다.

이중 iM금융지주가 가장 두각을 드러낸 부분은 평가개선프로세스다. 총점 35점 만점에 33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7점으로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점수가 매겨졌다. 이 지표를 평가하기 위한 7개 문항 중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공개하는가’를 묻는 항목을 제외하면 전부 만점(5점)을 얻었다.
견제기능에서도 총점 40점 만점에 34점을 받아 JB금융지주, 대신증권과 함께 금융사 최고점을 기록했다. 채점항목 대부분이 만점이었지만 연차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의장이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소집 및 주재할 수 있다’는 이사회규정만 공개하고 실제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언제, 몇 회 열렸는지는 밝히지 않아 관련 문항의 점수가 깎였다.

다음으론 정보접근성에서 고득점했다. 총점 35점 중 28점을 받았는데 JB금융지주(33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다. 특히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를 위한 기준을 설명하고 평가 결과도 고지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BSM(Board Skill Matrix, 이사회 역량 평가)을 공개하면서 집합적 평가를 포함하는 회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사 중에선 우리은행, 부산은행 등이 있었다.
이밖에 구성, 참여도 지표의 경우 각각 총점은 47점(60점 만점)과 28점(35점 만점), 평점은 3.9점과 4점으로 양호한 점수가 책정됐다. 순위는 구성 점수가 금융사 중 11위, 참여도는 25위로 중상위권에 자리했다.
◇경영성과 '1점 행진'…3개 항목 최하위
전반적으로 상위권에 포진한 점수를 끌어내린 것은 경영성과 지표다. iM금융지주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경영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3개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2024년 기준 TSR, ROA, ROE가 전부 8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우선 TSR의 경우 3.21%로 금융지주 평균인 56.05%를 크게 밑돌았다. ROA와 ROE 역시 각각 0.23%, 3.62%에 그쳤다. 금융지주 평균이 각각 1.04%, 13%인데 이를 한참 하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은행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iM금융그룹은 은행과 증권, 보험, 캐피탈 등으로 사업구조를 꾸리고 있는데 실적 대부분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iM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총자산과 순이익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각각 80%, 160% 수준에 이른다.

2022년 이후 증권에서 IB(투자은행)부분 수익창출력이 떨어지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스) 관련 대손비용이 가중되면서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iM증권은 지난해 1632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은행 부문의 경우 기업과 개인금융 여신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이자순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비이자순이익은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출채권매각손익이 줄어든 데다, 환율이 올라 외환 관련 손실이 생긴 영향이다. 시중은행으로 변신하면서 판관비도 점프했다.
이에 따라 iM뱅크의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은 3237억원으로 전년(3544억원) 대비 9%가량 적어졌다. iM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이 2023년 3878억원에서 지난해 2149억원으로 급감한 원인이다.
경영성과 점수를 제외하고 채점할 경우 iM금융지주는 총점 170점으로 금융사 전체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오른다. 실적 부진이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셈이다.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비용 증가가 계속될 전망인 만큼 당분간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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