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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 콜옵션 앞둔 제주항공, 치솟는 부채비율 '부담' 행사 가정시 615%서 700% 안팎으로 높아질 전망

백승룡 기자공개 2025-06-13 08:14:23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이달 말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가 예정돼 있다. 상환 예정금액은 300억원대로 크지 않지만 영구채 상환 금액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들게 돼 부채비율이 800%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28일 총 364억원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 행사가 예정돼 있다. 앞서 제주항공이 2020년 12월 발행한 64억원어치 영구채와 2021년 12월 발행했던 300억원 규모 영구채다. 각각 사모 영구전환사채(CB) 방식으로 발행한 것으로, 당시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에 처하자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으로 인수했다.

이들 영구채의 표면만기는 30년으로, 오는 2050~2051년께 만기가 돌아온다. 다만 이달 말 콜옵션 행사를 전제로 영구채 발행이 이뤄진 탓에, 제주항공이 콜옵션에 나서지 않을 경우 3%포인트 수준의 스텝업 금리가 적용된다. 제주항공의 현재 영구채 금리는 5~5.1%로, 이달 말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는 연 8%로 높아지는 것이다. 사실상 콜옵션 행사가 불가피한 조건인 셈이다.

특히 영구채 인수자였던 산업은행의 기안기금 운용기간도 올해 말까지이기 때문에 제주항공으로서는 별다른 선택지 없이 콜옵션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2330억원으로, 이달 말 364억원어치 영구채를 조기상환하는 데 있어서 유동성이 빠듯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문제는 제주항공의 재무구조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516.7%에 달했던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엔 614.6%로 석 달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차입금이 1000억원 이상 늘면서 부채 규모가 1조6743억원에서 1조7877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자본 규모는 이익잉여금이 300억원 넘게 깎이면서 같은기간 3241억원에서 2909억원으로 줄었다.

제주항공의 이익잉여금 감소는 지난해 말 제주항공의 무안국제공항 착륙 사고와 무관치 않다. 사고 이후 승객 감소 등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 326억원, 순손실 327억원을 기록했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고 여파로 공급을 크게 감소시켰지만 수송량이 더 크게 감소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영구채 콜옵션 행사는 또다시 부채비율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채권으로, 상환 시 자본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재무구조에서 영구채 조기상환만 단순 반영할 경우 부채비율은 상반기 말 700% 안팎으로 높아지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이 올 2분기에도 약 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컨센서스다. 영구채 콜옵션에 더해 400억원 규모 이익잉여금 감소가 현실화하면 부채비율은 800%를 웃돌 수도 있다. 류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는 사고 여파에서 회복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LCC 1위를 고수했던 과거의 지위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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