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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신호탄'...롯데케미칼-HD현대, 대산 NCC 통합 추진 고정비 절감·원재료 협상력 확대 기대…정부 차원 지원안 논의중

정명섭 기자공개 2025-06-13 18:45:16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그룹이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는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NCC 설비의 통합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합작사 HD현대케미칼을 통해 연 85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그룹의 정유사 HD현대오일뱅크기 지분 60%, 롯데케미칼이 지분 40%를 보유한 JV다.

롯데케미칼은 같은 대산단지에서 연 11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이 대산단지에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케미칼로 넘긴 뒤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 또는 현물을 추가 출자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구조조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간 대산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면 인건비와 시설 관리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원재료를 구매할 때 협상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설비 통합과 관련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의 대산 NCC 설비 통합 논의가 석유화학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한다. 그동안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주요 기업간 물밑에서 수차례 빅딜 논의를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NCC 통합 운영의 경우 어느 기업에 NCC 가동을 몰아줄 것인지, 가동을 중단한 회사들의 인력은 어떻게 할 것인지, 통합 과정에서 비용과 수익은 어떻게 분담하는지 등 고려할 게 많고 기업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종연횡 전례가 없었다.

NCC는 원유를 증류해 만든 나프타를 800℃ 이상 고온 스팀으로 열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국내 NCC는 총 10개다. 여수산업단지에 4개(LG화학·롯데케미칼·여천NCC·GS칼텍스), 대산산업단지 4개(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HD현대케미칼), 울산산업단지에 2개(SK지오센트릭·대한유화)가 있다.

대규모 NCC는 그간 한국 경제성장에 이바지한 효자사업이었으나 2021년 석유화학 업황 부진, 최대 수출처 중국의 자체 설비 확대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사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주요 기업들은 NCC 공장 가동률을 낮춰 운전하다 보니 제조 경쟁력은 낮아지고 생산제품의 저가 판매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에 각 기업은 자체적으로 설비간 통폐합을 통해 가동률을 올리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폐쇄 또는 매각해 채산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NCC 통합 운영은 이같은 비상상황에 대한 단기 해결책이다. 통합 운전을 통해 여러 NCC는 정지하고 한 회사에서 설비를 100% 가동하면 경제적 생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NCC를 보유한 석유화학사간 설비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기업간 생산량 협의가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어서다. 현재 공정거래법 적용 유예, 공정거래법 규제 특례 도입 등의 조치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말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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