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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 상장폐지]소액주주 불만 여전, '포괄적 주식교환' 시도할까플랫폼 '액트' 결집률 5% 육박, 완전 자회사 만든 후 상폐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5-06-16 14:07:03

[편집자주]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과 의류 OEM 사업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이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성통상의 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등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신성통상의 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4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만약 실패로 돌아갈 경우 ‘포괄적 주식교환 후 상장폐지’에 나설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특별결의를 통과하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신성통상이 완전 자회사로 배치되어야 하는 만큼, 수행 작업이 다소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300원→4100원 매수가 상향, 성공은 '미지수'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지분 중에서 시장 유통 물량인 16.13%(2317만8102주)를 공개매수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가 보유한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다. 외국인을 비롯해 기관, 일반 소액주주가 갖고 있는 물량을 전부 사들이겠다는 의미다. 주당 공개매수가는 4100원이다. 공개매수 발표일 직전 거래일(6일) 종가가 302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5.7% 할증된 수치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유통물량 22%에 대해 대대적인 공개매수를 단행했지만, 확보한 주식은 5.9% 남짓에 그쳤다. 첫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매수가를 크게 상향한 모습이다. 2024년 2300원에서 올해는 4100원으로 전년대비 1800원이나 올렸다.

시장에서는 두 번째 시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주가 대비 매수가가 크게 할증된 만큼 이번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면 소액주주들이 배당 등 주주환원에 여전히 반감이 큰 만큼 95%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실제 12일 오전 11시 기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모인 신성통상 소액주주 결집률은 4.66%(669만2303주)다. 주주 396명이 모였다. 이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다면 95%를 채우는 작업이 순조롭지 못할 수밖에 없다.


◇2차 공개매수 실패 시, 포괄적 주식교환 진행 가능성

물론 공개매수를 통해 95%를 확보하지 못해도 합법적으로 상장폐지를 단행하는 방법은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다. A라는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고 A회사 주주들에게 모회사의 주식이나 현금 등을 교부하며 상장폐지를 단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으로 주주 3분의2 동의만 얻으면 된다. 신성통상은 이미 염 회장 우호지분이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신성통상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에 나서는 작업을 막기는 어렵다. 실제 사례도 빈번하다. 통상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한 후 소액주주의 주식을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공개매수를 건너뛰고 바로 주식교환을 단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이 순서를 따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해 일반 기업에서도 흔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한앤컴퍼니는 코스닥 상장사 루트로닉에 대한 공개매수 절차 후 현금교부형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완료한 바 있다. 2024년에는 쌍용C&E 주식 공개매수 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폐를 단행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 한화갤러리아가 한화갤러아타임월드를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 시켰다. 포괄적 주식교환 가격은 결정 시점 주가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교환가격이 공개매수 가격보다 올라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물론 신성통상의 경우 주식교환을 통한 상장폐지 작업이 조금 복잡할 순 있다. 신성통상의 지분을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각각 45.63%, 20.02% 보유한다. 최대주주인 가나안이 신성통상을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현금 소요가 상당해서다.

이 때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보유한 신성통상 주식을 특수목적법인(SPC)에 전부 현물출자해 넘긴 후, SPC가 포괄적 주식교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시나리오라면 시중에 남아 있는 일부 물량만 더 확보하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이 수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은 ‘무효 소송’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무효 소송이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일례로 과거 미국 PE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의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은행을 상폐시켰다. 당시 개인주주들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외환은행지부 등이 회사를 주총결의 취소 청구와 주식교환 무효 청구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각하 및 기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하고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가 진행되면 적법한 절차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소송해도 승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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