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공장 풀가동' 삼성메디슨, 전자 중국 공장에 'SOS' 가전생산 쑤저우법인 활용 추진, 자체 능력 부실·모기업 의존 리스크↑
김경태 기자공개 2025-06-16 07:43:48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의 중국 소재 공장을 활용해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약 3년 전부터 일부 물량을 해외에서 만들기는 했지만 이는 협력사들을 활용한 정도였다. 삼성전자 중국 공장을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결정은 삼성메디슨의 유일한 생산 거점인 강원 홍천공장의 가동률이 포화 상태에 이른 탓이다. 또 삼성전자 중국공장을 택한 배경에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보다 더 커졌다는 점이 삼성메디슨의 또 다른 리스크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메디슨, 전자 쑤저우 공장서 제품 생산 추진
12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에 보유한 공장을 활용해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관련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준비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삼성메디슨의 유일한 생산 거점은 강원 홍천에 있다. 다만 2022년경부터 일부 물량을 해외에서 만들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사업보고서에 "각국의 자국산 우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지역 및 라인업도 확대하는 등 공공입찰에서의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이전부터 해온 해외 생산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이 3년 전부터 진행한 해외 생산은 삼성전자의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파트너사가 아닌 삼성전자가 보유한 중국 공장에서 삼성메디슨의 의료기기 제품을 직접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 제품을 생산할 삼성전자의 중국 거점으로는 쑤저우법인(SSEC·Suzhou Samsung Electronics Co., Ltd.)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다. SSEC는 현지에서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다.
◇삼성메디슨, 홍천공장 가동률 포화·중국법인 미존재…커지는 '형님 의존도'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을 활용하는 건 홍천 공장의 캐파 부족 탓이 크다. 홍천 공장의 가동률은 2020년에 74.8%였다. 하지만 이듬해 100%를 웃돌았다. 2022년에 주춤했지만 2023년부터 올 1분기까지 줄곧 10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삼성메디슨은 2023년부터 공장 증설을 준비했다. 2023년 10월 홍천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해 증축 작업이 추진됐다. 삼성메디슨의 공장 증설은 창립 이래 40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급격하게 증가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에는 벅찼다. 삼성메디슨의 증설 결정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올 1분기 주력 제품인 초음파영상진단기 5800대를 만들었다. 이는 생산능력(4930대)를 훌쩍 초과한 수치로 평균 가동률은 118%에 달했다.

여기에 삼성메디슨이 제때 해외 거점을 갖추지 못한 점도 지목된다. 삼성메디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 소재한 종속사는 지난해 인수한 소니오(Sonio)의 프랑스, 미국법인이 있다. 이 외에 다른 해외 법인이 전무한 상황이다.
삼성메디슨의 해외 법인 부재는 그간 삼성전자의 역량에 기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메디슨은 생산한 제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수출기업이다. 올 1분기에도 수출 금액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
그런데 삼성메디슨은 해외 판매를 삼성전자가 각 지역에 보유한 판매법인을 활용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각지에 네트워크를 갖춘 만큼 삼성메디슨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미 과거부터 삼성메디슨 대표가 삼성전자의 의료기기사업부장을 겸임할 정도로 두 기업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삼성메디슨의 자체적인 역량을 키우는 데는 한계로 작용했다. 향후 삼성전자 쑤저우 공장을 활용한 생산이 이뤄지면 제품 양산부터 판매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져 홀로서기에 어려움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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