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BNK vs JB]자본비율 개선 경쟁하는 전현직 JB금융 CFO③JB 출신 권재중 BNK 부사장, CET1·ROE 높이기 한창…RWA 성장률 전략은 차별화
최필우 기자공개 2025-06-17 12:47:4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09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과 JB금융은 자본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재무 방침을 세우고 있다. JB금융 CFO를 지낸 권재중 부사장이 BNK금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양사 재무 전략이 유사해졌다. 지방금융 간 임원 이직은 드문 일이지만 BNK금융이 JB금융의 자본비율 개선 성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권 부사장을 야심차게 영입했다.권 부사장은 CFO 후임인 송종근 JB금융 부사장과 자본비율 개선 경쟁을 벌인다. 12%를 웃도는 수준으로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관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두자리수로 만드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측면에서는 BNK금융과 JB금융이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한다.
◇JB 밸류업 주역, BNK 체질 개선 주도
권 부사장은 지방금융 2곳에서 CFO를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신한은행을 거쳐 2019년 JB금융에 CFO로 합류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취임한 뒤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영입한 인사다.

권 부사장이 JB금융에 합류한 이후 자본비율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그가 CFO에 취임할 당시만 해도 9% 안팎에 불과했던 CET1비율은 임기 마지막해인 2023년 11~12%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는 데 급급했던 JB금융이 자본비율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김 회장 체제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재무 전략을 수립한 장본인이 권 부사장이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비즈니스는 과감하게 중단하고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등 고수익 자산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JB금융 ROE는 업계 최고 수준인 13%까지 높아졌다. 이같은 기조는 권 부사장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던 BNK금융의 레이더에 임기를 마친 권 부사장이 포착됐다. BNK금융은 밸류업을 위해 자본비율을 개선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JB금융의 재무 체력을 수준급으로 높여 놓은 권 부사장의 경험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개선이 가능하리라 봤다.
BNK금융은 권 부사장 합류 이후 CET1비율을 빠른 속도로 개선하고 있다. 2023년 말 11.69%에 불과했던 CET1비율은 2024년 1분기 12%, 2분기 12.16%, 3분기 12.31%로 개선됐다.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CET1비율을 유지하며 12%대에 안착했다. 주주환원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자본 구조가 만들어졌다.
ROE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말 기준 BNK금융 ROE는 6.92%다. 전년도 6.43%에 비해 49bp 개선됐지만 두자리수를 넘보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자산 리밸런싱과 영업 문화 개선이 이뤄져야 꾸준한 ROE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RWA 성장률 'BNK 4% vs JB 7%' 엇갈린 전략
JB금융에서는 송 부사장이 2023년 취임해 재무라인을 이끌고 있다. 송 부사장은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는 재무 관리 기조를 계승하고 있다.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환원 강화 요구에 대응하고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자본비율 관리 전략을 구체화했다.
RWA 성장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게 JB금융의 독특한 전략이다. JB금융은 연 평균 7% 수준의 RWA 성장률을 염두에 두고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가 명목 GDP 성장률인 5% 이내 수준에서 RWA을 관리하는 것과 대비된다. JB금융은 중금리 대출 등 금리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면 RWA 증가 폭이 크지만 그만큼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어 성장에 보탬이 된다고 보고 있다.
BNK금융은 RWA 성장률 측면에서는 JB금융과 차이가 있다. BNK금융은 RWA 성장률을 연 4%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JB금융은 물론 다른 금융지주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목표로 삼고 있는 주주환원을 이행하려면 RWA 성장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 지방금융 관계자는 "높은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감수하는 JB금융의 전략은 다른 금융지주가 벤치마킹하기에 위험 부담이 있다"며 "BNK금융의 경우 기존 자산을 리밸런싱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 만으로도 자본비율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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