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15년만에 배당 중단…GM 군산공장 인수 '독됐나'[엠에스오토텍]②올 1분기 별도기준 현금성자산 33억, 순차입금 3000억 육박
박완준 기자공개 2025-06-18 14:25:54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13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이태규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심원을 흡수합병하면서 지주사로 올라섰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지주사 산하에 배치하면서 몸집을 불린 동시에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환경도 구축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하지만 엠에스오토텍은 실적 부진에 빠진 명신 등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합병을 통해 연결기준 회계는 준수한 흐름을 보인 데 반해 별도기준 현금흐름은 적자 전환하면서 15년 만에 배당조차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뒷배 역할을 하던 엠에스오토텍의 재무가 악화되면서 그룹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현금흐름 '적자 전환'…유동성 악화에 '곳간 줄어'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실적이 4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력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내수 부진 탓에 부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엠에스오토텍은 별도기준 매출 998억원과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 2416억원과 영업이익 25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엠에스오토텍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올 1분기도 매출 24억원과 영업이익 9억원을 실현하는 데 그쳤다.

현금창출력이 줄어들면서 현금흐름도 큰 폭으로 악화됐다. 올 1분기 엠에스오토텍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마이너스(-) 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OCF 41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43억원을 거뒀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유입되지 않고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금 유출에 엠에스오토텍은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 부족을 이유로 2024년 회계연도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엠에스오토텍이 배당을 하지 않은 건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배당 중단에도 지난해 엠에스오토텍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는 -4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현금 곳간도 줄어들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엠에스오토텍의 현금성자산은 33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113억원) 대비 80억원 줄어든 액수다. 올 1분기 엠에스오토텍의 총차입금이 2925억원인 점을 감안할 시 재무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100%를 하회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엠에스오토텍의 유동비율은 23.2%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유동자산을 모두 팔아도 유동부채를 갚기 힘들다는 뜻으로 단기적 유동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도 모두 후퇴했다. 올 1분기 말 엠에스오토텍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26%, 60.3%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GM 군산공장 인수 '독 됐나'…아픈 손가락 '명신'
엠에스오토텍은 부진한 실적에도 자회사 지원에 앞장선 탓에 현금 유동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9년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진 자회사 명신에 대한 지원이 재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명신은 엠에스오토텍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엠에스오토텍이 친환경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전면에 내세운 곳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을 1130억원에 인수하며 명신을 완성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했다.
하지만 명신은 파트너사였던 중국 바이톤이 파산하고 다른 파트너사와 협업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에 명신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2023년까지 누적 결손금이 9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도 명신은 순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엠에스오토텍은 명신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앞서 엠에스오토텍은 2021년 명신의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용도로 300억원을 빌려줬다. 아울러 2022년 190억원, 지난해 1000억원을 빌려줬다. 최근 3년간 엠에스오토텍이 명신에게 빌려준 자금은 총 1490억원 규모다.
채무보증도 서주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4월 명신 대신 600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명신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2023년 채무보증 135억원을 서준 데 이어 추가 지원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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