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트랜스포메이션 2.0' 점검]출범 5년차 롯데온, 효율화 기반 '버티컬' 전략 승부수③체질 개선 기반 수익 구조 재정비, 내년 영업익 가이던스 상회 여부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5-06-18 07:58:01
[편집자주]
롯데쇼핑이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확보에서 출발해 글로벌 확장과 고급화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전사적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를 유통군 성장 전략 결실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사업부별 과제 실행 현황과 성과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에 따라 전방위적인 사업 개편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커머스 사업부(롯데온)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적자가 부담이지만 온라인 채널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직과 사업 구조에 연이어 메스를 대며 반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 배경이다.조직 구조 효율화 이후 지난해부터는 고마진 카테고리의 버티컬 커머스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 작업도 병행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생긴 상태다. 버티컬 커머스가 업계 전반의 전략 키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롯데 생태계 전반과 연결된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0년 공식 출범 후 실효성 입증 '제한적', 박익진 대표 소방수 투입
2018년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화두로 제시했다. 당시 쿠팡의 공격적 확장과 검색 기반 쇼핑에 강점을 지닌 네이버 등이 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던 시기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도 온라인 채널 확장 필요성이 대두됐다.
롯데쇼핑은 2018년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면서 내부에 이커머스 사업부문을 꾸렸다.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롯데그룹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온라인쇼핑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단순한 채널 통합을 넘어 AI 기반 추천, 온·오프라인 데이터 연계, 통합 물류망 구축 등 기술·플랫폼 고도화를 병행한 점에서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됐다. 다만 2020년 공식 출범 이후 기대만큼의 실효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법인이 다른 계열사와의 일원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통합 물류 인프라도 확보되지 않아 각 사업부별로 개별 배송 체계를 유지한 점이 경쟁력 확보의 걸림돌이 됐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는 이커머스 사업부에서 948억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2021년과 1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이커머스 사업의 대전환 작업이 시작됐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전 대표(부사장)를 영입해 조직 정비와 사업 방향을 다듬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드라마틱한 수익성 반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 한번 리더십에 변화를 줬다. 2024년 정기인사에서 어피니티 오퍼레이션 총괄 헤드를 롯데온 대표로 영입했다. 박 대표는 트랜스포메이션 2.0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이커머스 전략 전환'을 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잠실에 위치했던 사무실을 강남구 삼성동의 공유 오피스로 이전하는 등 가용한 비용 절감 수단을 순차적으로 실행에 옮기며 구조조정 강도를 높여왔다. 김포 온라인 물류센터에서 전담하던 당일 배송 서비스를 각 점포로 이관하고 '스마트픽'과 '바로 배송' 서비스도 종료했다. 신선 식품 사업과 재무적 부담이 컸던 오카도(Ocado)와의 협업 사업을 마트 사업부로 이관했다.
◇버티컬 커머스 사업 집중,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창출 작업 본격화
앞서 롯데온은 2022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뷰티·패션·럭셔리 등 고수익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거래액을 확대해왔다. 같은 해 플랫폼 공헌이익이 132억원으로 전환점을 찍으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상품 이익률도 반등세로 돌아섰다.
성과가 누적되자 2024년에는 영업조직을 개편하고 패션실·뷰티실 등 카테고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버티컬 전략'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버티컬은 특정 분야나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전문화된 사업 모델을 뜻한다. 특정 고객층을 타깃팅 하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율이 높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통해 손익 개선 기반을 구축하며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버티컬 전략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롯데온은 차별화 전략으로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롯데 계열사 혜택을 한데 모은 통합 플랫폼 '엘타운(L.TOWN)'을 선보였다.
롯데자이언츠 공식 브랜드관 오픈 역시 엘타운 전략의 일환이다. 쇼핑을 넘어 그룹의 서비스를 아우르는 디지털 통합 채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승부수다. 고객이 롯데그룹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게이트웨이'로서 롯데온의 위상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는 2026년 이커머스 사업부의 영업이익 목표는 -800억원이다. 적자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뷰티·패션 등 고수익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한 버티컬 전략이 속도를 내면서 당초 목표보다 빠른 손익 개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4년 연간 적자도 685억원으로 축소됐다.
올해 1분기 기준 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고, 사업구조 정비 및 조직 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24억원) 대비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환이 실적에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쇼핑 측은 "이커머스 부문은 수익성 중심의 전략 전환을 통해 적자를 대폭 축소해나가고 있다"며 "롯데자이언츠샵처럼 롯데 계열 콘텐츠와 서비스를 한데 모은 온라인 게이트웨이 기능을 강화해 고객 유입을 극대화하고 그룹 내 시너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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