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처음으로 '카드맨'을 대표로 맞은 지 반년. 진성원 대표의 중간 성적표가 채워지고 있다. 그간 우리카드 대표 자리는 관행처럼 우리은행 출신 인사들의 몫이었다. 이 흐름을 깬 인물이 바로 진성원 대표다. 1989년 삼성카드에서 시작해 30년 넘게 카드업에 몸담은 인물로 우리금융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영입됐다. 우리카드의 변곡점을 예고하는 인사였다.진 대표의 선임은 우리카드 위상이 더는 소홀히 다뤄져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의 결과로 보인다. 카드사는 은행의 변방이라는 시선을 걷어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은행은 영업 환경 면에서 '큰물'이다. 은행 출신 한 증권사 임원이 "은행에 있을 땐 내가 영업을 잘하는 줄 알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워크인 고객이 많고 계좌를 한번 개설하면 바꾸지 않는 보수적 고객 성향이 은행 영업의 든든한 배경이 된다.
카드사 대표로 온 은행 출신 수장들도 비슷한 착각에 빠진다. 업계에선 "은행 출신 대표들이 카드사업을 가볍게 본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왔다. 적응에만 반년, 이해에 1년. 그러다 임기 2년이 끝나면 다시 은행 출신이 오고 같은 일이 반복된다. 카드업의 DNA가 조직 내에 뿌리내릴 수 없는 구조였다.
이런 맥락에서 진 대표라는 외부수혈은 조직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내부에선 "카드업 이해도만 놓고 보면 웬만한 임원보다 진 대표가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 대표는 실무 중심의 유연한 리더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디어 회의에는 임원이나 실장뿐 아니라 5년차 계장도 배석한다. 보고 체계도 바뀌었다. 과거처럼 서면 보고서를 만들어 직접 보고하던 관행 대신 이메일 보고를 선호한다. 보고서 작성에 드는 시간이 줄면서 특히 젊은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보고를 위해 줄을 서던 문화는 사라지고 실무 효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적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연초 134억 규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악재에도 올 1분기 국내 주요 전업 카드사 중 순익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진 대표가 과징금을 1분기 손실로 즉시 반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첫 성적표라는 부담에도 손실을 미루지 않고 정면 돌파한 셈이다. 우리카드 외부수혈이 조직에 불어넣은 긴장감은 긍정적인 파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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