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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이어가는 NPL]하나F&I, 은행계의 반전…매입·조달 '투트랙' 시동③1분기 매입 3984억, 조달 3000억…은행계 투자위축 속 이례적 행보

김보겸 기자공개 2025-06-18 12:44:31

[편집자주]

2024년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은 연간 기준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 1분기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NPL 매물이 쏟아지며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대한 NPL 시장을 실질적으로 흡수하는 주체는 5개 NPL 전업투자사다. 올 들어선 은행계 NPL 전업사들의 움직임에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10조원 시대를 넘보는 NPL 전업사의 조달과 매입, 실적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F&I가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기조에 따라 매입을 조절했던 것과 달리 올 1분기에는 4000억원 가까이 NPL을 낙찰받으며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2위와의 격차도 3%포인트 차로 좁히며 상위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시장조달 역시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F&I는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며 NPL 매입에 적극 나섰던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조달력을 유지했다. 같은 은행계 전업사인 우리금융F&I는 시장조달 없이 보수적 매입기조를 이어가며 양사의 전략 차도 뚜렷해졌다. 하나F&I 행보가 은행계 전업사 전반의 투자 위축 기조에 반전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매입과 조달, 동시에 속도…은행계의 이례적 행보

하나F&I는 올해 1분기 398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낙찰받으며 시장점유율 24%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2위 대신F&I(27%)와 3%포인트 차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매입 성적이 예상을 웃돈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같은 은행계 NPL 전업사인 우리금융F&I가 여전히 보수적 매입기조를 유지한 반면 하나F&I는 보유 중인 NPL 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감안해 입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매입 규모가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작년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하나F&I는 1조2539억원의 NPL을 매입하며 시장점유율 23.1%를 기록했다. 유암코(37.1%)에 이어 2위였다. 시장 확대에 발맞춰 적극적인 매입을 이어갔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주 차원의 RWA 관리 강화에 따라 NPL 매입 속도조절에 나섰다. 그 여파로 2024년 시장점유율은 14.8%로 줄면서 대신F&I(17.1%)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조달도 소폭 늘고 있다. 하나F&I는 올 1분기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2971억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같은 은행계 NPL 전업사인 우리금융F&I가 시장조달 없이 소극적 매입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계 전업사 사이에서도 투자전략이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금융지주 전반이 RWA 부담을 이유로 NPL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일부 신호탄이 포착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우리금융F&I는 올 1분기 별도 시장조달 없이 565억원 규모 NPL을 매입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은 3%로 5대 전업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F&I의 올해 연간 매입 목표는 1조원 내외로 설정돼 있다. 향후 2~3년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선별적 매입 기조를 유지하되 규제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실적·외형 동반 성장…은행계 투자위축 속 반전 신호 될까

재무지표도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하나F&I의 총자산은 3조971억원으로 작년 말(2조7971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유암코(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전년 동기(138억 원) 대비 25.4% 증가했고 이 중 95.7%인 166억원이 NPL 투자부문에서 발생했다. 순이익은 84.6% 증가한 168억 원을 기록했다.

NPL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전업사들의 투자 위축이 장기화되면 자산 회수 둔화나 부동산시장 경색 등 사회적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라며 "하나F&I 움직임이 은행계 전업사 투자 위축 유의미한 반전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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