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사외이사 톺아보기]현대차그룹, 오너 경영+이사회 기능 '절충'④정의선 회장 입김 강한 3개 계열사 도입, 사외이사 권한 강화
원충희 기자공개 2025-06-18 08:16:56
[편집자주]
이사회 경영을 위해선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그럴 상황이 안 될 경우 대안으로 나온 게 선임사외이사 제도다. 국내에선 금융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선임사외이사가 대기업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2018년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 롯데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합류했다. theBoard는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목적과 현황, 실제 운영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8시2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타 그룹보다 도입이 늦긴 했으나 제도 시행 전부터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자주 열면서 중지를 모으고 안건을 사전 논의하는 등 체계는 이미 잡힌 상태다.선임사외이사 제도는 오너 경영의 틀을 유지한 채 이사회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세 회사 모두 정의선 회장이 이사로 자리하면서 오너 경영 체제를 갖춘 와중에 사외이사 기능을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다.
◇제도 도입 전부터 사외이사 회의 '활발'
현대차그룹의 주요 3개사인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일괄적으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심달훈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기아는 조화순 연세대 교수, 현대모비스는 김화진 서울대 교수를 임명했다.
선임사외이사의 주요 책무는 사외이사들의 중지를 모으고 사내이사 위주로 흘러가는 이사회 회의의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것이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회의를 소집, 주재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선임사외이사의 대표적인 역할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제도 시행 전부터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회의를 자주 열었다. 현대자동차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지난해 10회, 올해 5월까지 4회 열어 총 14회 개최했다. 복합소재 역량 강화 방안 설명, 자기주식 취득 설명, 해외 합작법인 증자 참여 설명 등 각종 경영현안 사전 설명이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12회 열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내부교육으로 4회, 사업장 방문 6회, 감사위원회 사전미팅 7회, 임시 사외이사회가 1번이다. 사외이사들이 자주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중지를 모을 기회가 많이 부여됐다.
◇오너 경영 틀 유지한 채 이사회 기능 강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실시한 현대차그룹 3계열사의 특징은 정의선 회장이 이사회에 있는 곳이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으며 기아에서는 사내이사로 자리하고 있다. 의장직은 송호성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정 회장이 대표이사만 맡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은 이규석 사장(사내이사)가 재직 중이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구조상 사내이사, 특히 오너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들 3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 수행 중이나 이사회 독립성 제고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너 경영 체제에서 선임사외이사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으로 추진되는 과제다. 특히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두는 게 글로벌 차원에서 가장 권장되는 체계다. 다만 오너 경영의 틀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절충안으로 나온 게 선임사외이사 제도다.
현대차그룹 또한 곧바로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가기 어려운 구조를 가진 만큼 이런 식의 절충안을 택했다. 정 회장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이사회 기능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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