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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카트라이더' 팬덤 찾아 다시 새 출발선 '드리프트' 서비스 종료 예고, 글로벌 노렸지만 원작 팬덤 잃어

황선중 기자공개 2025-06-17 09:04:37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대표작 '카트라이더' 후속작으로 내놓았던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서비스를 종료한다. 세계적인 게임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로 출발했지만 2년 넘게 냉담한 반응이 이어지자 과감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이다. 넥슨은 원작의 감성을 담은 신작 '카트라이더 클래식'으로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서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슨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서비스 종료

1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측은 이날 '카트라이더:드리프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트라이더' IP의 영속성과 미래를 위해 새로운 방향성을 지속해 모색한 결과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서비스 종료 일정은 추후 안내하겠다고 했다.

2023년 1월 출시한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넥슨을 상징하는 인기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정식 후속작이다. 이 게임의 목표는 국내에서만 인기가 많은 원작의 한계를 깨고 세계적인 게임으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넥슨은 2004년부터 서비스하던 원작까지 종료하고 모든 역량을 후속작에 집중하는 배수진을 쳤다.

대대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일단 글로벌 전역에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서비스했다. 또한 PC와 모바일뿐 아니라 콘솔 플랫폼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했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가 전 세계 어디에서든 달릴 수 있게끔 하겠다는 의지였다. 북미·유럽에서는 모바일게임보다 콘솔게임을 즐겨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여기에 이용자의 과금 여부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했다. 유료아이템이 아닌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하게끔 했다. 해외 이용자 사이에서 거부감이 상당한 'P2W(Pay to Win)' 수익구조를 포기한 것이다. 그간 P2W 수익구조는 넥슨 실적에는 도움이 됐지만 글로벌 진출에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글로벌 노리다가 원작 팬덤 외면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개발한 니트로스튜디오 실적이 방증한다. 니트로스튜디오는 지난해 매출 47억원, 영업손실 18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회사 자본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탓에 게임 서비스 비용은 커진 반면 P2W 수익구조를 포기한 탓에 매출은 기대만큼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뼈아팠던 것은 원작 팬덤을 품지 못한 점이다. 원작 팬덤 눈에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심심한 맛'에 가까웠다. 20년 가까이 서비스되며 다양한 콘텐츠로 가득했던 원작과 달리 신작은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해외 이용자 눈높이에 맞춰 전반적인 게임 난도를 낮춘 것도 원작 팬덤에겐 지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넥슨은 20년 가까이 즐기던 게임을 한순간에 잃은 원작 팬덤의 서운함과 허탈함을 제대로 보듬지 못했다. 결국 원작 팬덤은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출시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대거 이탈했다. 실제로 게임 출시 당시 동시접속자수는 최고 4600명대였지만 3개월 이후에는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1년 뒤에는 100명 전후가 됐다.

넥슨이 실패를 받아들인 시점은 지난해 8월이다. 게임 운영을 총괄하는 조재윤 디렉터는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게임 내·외적인 부분에서 실망을 드렸던 과거의 발언에 대해 늦었지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이용자들이 진심으로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라고 했다.

그때부터 넥슨은 그나마 이용자가 있는 국내와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또한 PC를 제외하고 모바일·콘솔 플랫폼 서비스도 전면 종료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게임 인기가 살아나지 못하자 끝내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서비스 종료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모습이다.

물론 '카트라이더' IP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넥슨은 차기작으로 '카트라이더 클래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살린 작품이다. '카트라이더:드리프트'에 실망했던 원작 팬덤을 다시 흡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카트라이더'라는 IP가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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