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장 이어가는 NPL]키움F&I, 유증으로 총알 장전…김익래 복귀, NPL 사업 키울까④유증 힘입어 신용등급 전망 상향…김 전 회장,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참여
김보겸 기자공개 2025-06-18 12:46:13
[편집자주]
2024년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은 연간 기준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 1분기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NPL 매물이 쏟아지며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대한 NPL 시장을 실질적으로 흡수하는 주체는 5개 NPL 전업투자사다. 올 들어선 은행계 NPL 전업사들의 움직임에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10조원 시대를 넘보는 NPL 전업사의 조달과 매입, 실적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07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F&I가 유상증자와 전략 조정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1분기 시중은행 NPL 시장에서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1000억원대 매입을 단행했다. 다만 상위 업체들과의 격차는 여전해 외형 성장과 투자 효율 간 균형이 과제로 남는다.유상증자가 신용등급 전망 상향으로 이어지며 자금조달 여력을 키웠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2% 늘었고 자산은 5년 만에 12배로 불어났다. 여기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그룹 차원의 전략사업으로서 NPL 사업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500억 유증 후 1000억 매입…NPL 점유율은 6% 그쳐
키움F&I는 올해 1분기 총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시장 대응 여력을 크게 늘렸다. 이를 바탕으로 1분기 동안 시중은행으로부터 출회된 총 1조6657억원의 부실채권(NPL) 물량 중 1058억원을 매입하며 점유율 6%를 확보했다. 이는 유암코(6513억원), 대신F&I(4537억원), 하나F&I(3984억원)에 이은 4위 기록이다.

매입 규모만 놓고 보면 선두권 업체들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중위권 진입의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키움F&I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낙찰가로 인해 1분기 매입 규모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NPL 자산의 가격 수준에 따라 매입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키움F&I의 투자 전략은 입찰시장 중심의 은행권 NPL 매입과 단건 NPL 및 펀드 출자와 같은 대체투자 자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키움F&I는 입찰 시장 내 경쟁 강도와 낙찰가 수준을 감안해 투자 자산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키움F&I 관계자는 "NPL 자산이 회수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단건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입찰 시장에 양호한 딜이 많아 단건 NPL 투자는 과거보다 줄인 상태"라고 밝혔다.
실제로 단건 NPL 투자는 수익률은 높지만 리스크가 크고 회수 기간도 불확실해지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보완적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키움F&I는 과거 단건 투자를 전체의 20% 이하로 제한해 왔으며 최근 비중은 더 낮아진 상태다.
◇유상증자 효과로 신용등급 전망 상향…중장기 조달 여력 확대
키움F&I의 올해 유상증자는 재원 확보를 넘어서 회사의 외부 신용도 개선으로까지 이어졌다. 3월 유상증자 실시 이후인 지난 1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키움F&I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속적인 유상증자에 따라 재무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이유다. 은행권 중심으로 NPL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사업 기반을 강화한 만큼 수익창출력도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다우키움그룹 차원에서 2020년 3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부터는 매년 500억원씩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재무적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다.
키움F&I는 올해도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회사채 발행을 고려 중이다. 신용등급이 우호적인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키움F&I의 총자산은 1조7256억원으로 전년 말(1조6095억원) 대비 약 7% 증가했다. 2020년 출범 당시 1428억원 수준이던 자산 규모가 5년 만에 12배 이상 커졌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33억원) 대비 4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여전히 1.1%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이다. 다만 ROA는 전년 동기(1.4%)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자산 회수 지연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 효과로 자기자본은 전년 말 2825억원에서 3371억원으로 증가했다. 레버리지비율은 5.7배에서 5.1배로 낮아졌다.
키움F&I 이사회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참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김 전 회장은 올해 3월부터 키움F&I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본사에 직접 출근해 경영진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F&I의 기타비상무이사는 대주주인 키움증권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통상 회사의 일상 업무에 관여하지 않지만 이사회 안건에 대한 영향력은 상당하다. 특히 김 전 회장이 그룹 오너이자 과거 회장직을 지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키움F&I의 전략방향 설정에도 그룹 의중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키움그룹이 키움F&I를 본격적인 전략 사업으로 삼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룹은 2020년부터 매년 유상증자에 참여해 왔다. 지속적인 자본 확충이 신용등급 개선과 투자 확대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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