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제휴 전쟁]네이버 떠난 티빙, 배민 손잡고 가입자 30% 늘린다②일상 속 콘텐츠 허브 전략, 새 파트너와 B2B 제휴 확대 반등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20 13:18:52
[편집자주]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정체와 수익성 둔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네이버와 손잡고 플랫폼 멤버십에 광고형 요금제를 결합한 이른바 '네넷 제휴'를 단행했다, 예상 밖 흥행몰이 반응을 끌어낸 첫 제휴 사례가 됐다. 산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더벨은 넷플릭스와 네이버의 파트너십 전략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다른 OTT 사업자들의 전략 변화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TT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가입자 확보와 광고 매출 확대를 넘어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경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네이버와 손잡고 정체기를 돌파하면서 국내 OTT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특히 티빙은 다양한 협업을 통해 현재보다 가입자 수를 20~30%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혀 눈길을 끈다. 국내 대표 배달앱 '배달의 민족'과 협업을 시작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네이버·KT 통해 일찍이 '제휴'의 힘 체감…2024년 기점 전략 변화 감지
티빙은 사실 국내 OTT 시장에서 '제휴'의 힘을 가장 먼저 증명한 기업이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경쟁 OTT들에 밀려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던 티빙은 2020년 10월 CJ ENM에서 물적분할된 후 공격적인 투자 유치와 확장정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2021년 네이버를 주주로 맞아들이고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디지털 콘텐츠 혜택에 티빙이 서비스 중인 모든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했다. 티빙은 이를 통해 가입자가 1년새 3배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결합상품을 통한 가입자 확대 효과를 체감한 티빙은 통신사 KT, LG유플러스와도 손을 잡았다. 파트너십 확대는 곧 유료가입자 수 증대로 이어졌다. 티빙 유료가입자 수는 2021년 200만명을 돌파해 현재 500만명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략적 제휴에 힘입어 순조롭게 이어지던 티빙의 성장세는 2023년 하반기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티빙의 월간 사용자 수는 2023년 8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결국 당해 말 후발업체인 쿠팡플레이에 업계 2위 자리를 뺏겼다.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진 티빙은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상품 체계를 재정비했다. 2024년 1분기 국내 사업자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하고 프로야구 등 핵심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이를 기점으로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가 느슨해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멤버십을 통한 티빙 가입자는 2024년 4월까지만 프로야구 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프로야구 중계 등 추가 유료 콘텐츠를 시청하려면 티빙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으로 요금을 맞춰서 내야 했다.
결국 티빙은 2025년 3월 1일부로 네이버와의 제휴에 마침표를 찍었다. 4년 간 네이버 이용자층을 충분히 흡수했다는 판단 아래 신규 사용층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AVOD 기반 신규 파트너십 확대…'사용자 접점'이 전략 중심으로
티빙의 새로운 파트너십 전략은 단순한 OTT를 넘어 이용자의 일상 전반을 책임지는 '일상 속 콘텐츠 허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략적 제휴와 상품 다양화, 글로벌 진출을 통해 2027년 가입자 1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앞서 5월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규모감이 있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D2C로는 닿기 힘든 노년층이나 농촌 지역 가입자까지 닿는 다양한 파트너십도 광고 중이고 이를 통해 적어도 가입자의 20~30% 업리프트(상승)를 꾀하려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서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티빙은 올해 4월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교체했다. LF CCO, 퓨처스콜레 부대표, 스튜디오 쇼(SHOH) CBO를 역임한 서권석 이사를 영입했다.

이후 드러난 첫 성과는 배달앱 '배달의민족'과의 전략적 제휴다. 이달 양사의 핵심 서비스 혜택을 결합한 통합 멤버십 상품을 출시했다. 티빙과 ‘배민클럽’ 제휴 멤버십 가입자는 티빙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과 ‘배민클럽’의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넷플릭스의 ‘네넷 제휴’ 성공도 티빙에 자극이 됐다. 기존 독점 콘텐츠 중심의 OTT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내부 관계자는 “이제는 콘텐츠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어떻게 유통되고, 누구와 묶이느냐가 생존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웨이브 합병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으면서 웨이브와의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달 16일 티빙과 웨이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이용권'을 출시했다. 국내 OTT 시장에서 플랫폼 간 경계를 넘어 협력한 최초의 사례다.
티빙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과의 파트너십은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콘텐츠 소비와 식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앞으로도 티빙은 AVOD 모델 기반의 다양한 제휴 상품을 개발하여 사용자 선택권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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