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전쟁 이슈 만성화 됐나…한국물 등판 권하는 이유중동 분쟁에도 투심 탄탄…러·우 전쟁 학습효과 분석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5-06-20 08:06:56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4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여파가 덜한 모습이다.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도 분쟁 속에서 등판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IB업계에선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분쟁에 익숙해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보면서 단기간에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한국물 발행사도 최적의 시기를 기다리기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유리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화생명·기업은행 이어 현대캐피탈아메리카 흥행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화생명과 IBK기업은행이 10억달러씩 조달을 확정한 데 이어 이날 현대캐피탈아메리카도 35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을 결정했다. 모두 이스라엘이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는 와중에 발행에 나선 셈이다.
양측의 분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란도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제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항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투자자도 신중을 기하기 마련이다. 발행사도 이 같은 분쟁 분위기 속에선 등판을 꺼린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LG전자 사례다. 작년 4월에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프라이싱을 미뤘다. 약 일주일 간 상황을 지켜본 뒤 시장에 나왔고 결과적으로 흥행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3년 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한화생명을 비롯 IBK기업은행도 계획대로 시장을 찾았다. 두 회사 모두 만족스러운 금리 조건으로 10억달러씩 조달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도 35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말 관세 발표 전 30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을 결정했는데 이번에 규모를 더 키웠다.
◇불안 장기화 속 빠른 의사결정 추세
IB업계에서는 투자자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분석한다. 시간이 지나도 분쟁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시작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종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IB업계 관계자는 "러-우 전쟁을 비롯해 모든 무력 분쟁이 초기에 충격을 안겼다가 점점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덜해지는 흐름을 반복했다"며 "투자자도 이 같은 흐름에 익숙해지면서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연한 조달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분쟁 장기화 속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초기에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한국물 시장에서 가장 어려워 보이는 순간에 등판해 성공적인 조달 성과를 거둔 발행사가 많다.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 직전 한국산업은행이 영국 시장을 찾아 스털링본드(파운드화 표시 채권) 주문을 받았다. 당시 2억75000만파운드를 조달해 조달 규모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 후 약 3주간 한국물 시장 문이 닫힌 것을 감안하면 유연한 전략이란 평이 우세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많은 발행사가 거시적인 여건이 나아지기를 기다리지만 언제 최악의 상황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당장 어려워 보이는 선택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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