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나비효과]순익 만큼 쌓인 이연법인세...조단위 절세 효과2년새 순익 71% 올랐는데 법인세 그대로…잠재 세금 커지지만 실부담 대폭 완화
김영은 기자공개 2025-09-29 12:57:09
[편집자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체제에서 과도한 전환 이익의 사외 유출 방지와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영업을 하면 할수록 가파르게 쌓이는 이 준비금 때문에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파로 보험사의 배당과 자본 비율 관리 등이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최근 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불러올 나비효과를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06시5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하 해약준비금) 제도를 신설하며 사외 유출 방지를 위해 배당을 제한하고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해 납부 시기를 이연시켰다. 해당 준비금이 쌓이며 이연되는 법인세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적게는 5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해약환급금준비금이 보험사의 절세 수단으로 지적받는 이유다. IFRS17 도입 후2년 연속 역대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고 있으나 법인세 부담액은 크게 완화했다. 지난해 한차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낮추는 제도 개선을 단행했음에도 여전히 법인세 부담은 낮은 상황이다.
◇해약준비금 적립에 법인세 부담 대폭 완화
보험사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주요 보험사 10개의 법인세 부담액은 9427억원을 기록했다. IFRS17 도입 직전이던 2022년(2조8083억원) 대비 66.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해당 보험사의 순익 총합은 6조2705억원에서 9조8070억원으로 56.4% 증가한 걸 감안하면 법인세 감소폭이 매우 크다.

해약준비금이 법인세 부담을 줄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IFRS17 도입과 함께 해약준비금 제도를 신설하며 기획재정부는 해당 법정 준비금의 손금산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 큰 규모의 준비금을 적립하며 법인세 납부액은 현저히 낮아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사 전체의 법인세 납부액은 2022년 3조4000억원에서 2023년 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세수가 줄자 당국은 해약준비금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당국은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올해 기준 170%)에 대해 준비금 적립 비율을 80%로 낮췄다.
당시 삼성화재, DB손보, 메리츠화재, 신한라이프, 메트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의 해약준비금 부담이 줄며 10개 보험사의 법인세 부담액 총액은 9812억원으로 2022년(9165억원)과 비슷한 규모로 돌아왔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익이 71% 상당 오른 것과 비교하면 IFRS17과 해약준비금 제도 도입 후 법인세 부담은 확연히 줄었다.
◇주요사 6곳 '4.5조' 손금산입…생보사, 연간 순익 뛰어넘는 이연법인세 부채
보험사의 법인세 부담액이 감소한 것은 해약준비금을 적립하며 세무 조정을 통해 이연법인세부채를 쌓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대신 미래에 납부할 것으로 감안해 부채를 쌓은 것이다. 10개 주요 보험사 중 관련 내역을 공시한 6개 보험사(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 삼성화재, KB손보, 현대해상)의 지난해 이연법인세부채 총합은 4조4617억원으로 이들의 법인세부담액 총합(9812억원)의4.5배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아직 해약준비금이 없어 관련 부채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 해약준비금 적립에 따른 법인세 이연 규모가 보험사들의 연간 순익 규모를 뛰어넘고 있다. 대체로 생보사의 부담이 크다. 라이나생명과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각각 5337억원, 4643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였는데 해약준비금 관련 이연법인세부채는 9228억원, 9049억원으로 높다. 한화생명은 관련 내용을 공시하지 않았으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3조6812억원에 달해 법인세 이연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은 2023년과 2024년 법인세 부담액이 0원이었다.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해약준비금을 4조원 이상 쌓으며 가장 많은 법인세이연부채를 인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채가 1조191억원으로 연간 순이익(1조307억원)에 가깝다. KB손보 또한 법인세 이연 효과가 7492억원으로 연간 순이익(8567억원)의 87% 수준이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미공시하고 있으나 1~3조원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고 있어 이연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약준비금 제도가 지속된다면 보험사들은 지금껏 쌓인 이연법인세 부채를 사실상 내지 않는 절세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해약준비금은 영업을 할수록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인 만큼 준비금 규모가 늘어날수록 잠재세금인 이연법인세 부채는 늘어나지만 실제 법인세 부담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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