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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포커스]2차전지·바이오에 뭉칫돈…LG엔솔 반기에만 6조 펀딩[자산 대비 순조달]R&D·사업확장 지탱하기 위한 활발한 유동성 보강

최은수 기자공개 2025-09-23 08:21:23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6시0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KRX300 기업들의 자산 대비 순조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바이오와 2차전지·첨단소재 업체들이 활발한 펀딩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자산 대비 조달 비율 큰 기업들의 공통분모는 규모가 금융·증권사 대비 적지만 리파이낸싱이나 재무구조 개선보다 연구개발(R&D), 임상,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바이오처럼 캐시카우가 부재한 상황에서 신약 R&D를 위해 총자산에 비견할 수준의 자금을 끌어모은 곳도 나타났다.

◇'총자산에 비견할 레버리지' 일으킨 현대바이오

더벨 SR본부가 2025년 2분기 KRX300 기업에 대한 자산 대비 순조달 현황을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바이오가 자산 대비 순조달 비율(50.14%)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현대바이오는 신약 개발과 글로벌 임상 진척을 앞둔 바이오기업이다. 아직 명확한 상업화 라인업이 없다보니 매우 공격적인 자산 대비 자금 조달 비율을 나타냈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부터 뎅기열까지 감염병 중심 치료제 파이프라인 R&D를 꾸준히 시장에 어필하며 외부 자금 조달을 반복해왔다. 아직은 현대바이오의 신약 개발 성패를 가늠할 순 없다. 다만 현대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가 119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산의 절반에 달하는 외부 자금을 유입시켜 유동성 활로를 찾아낸 모습이다.

현대바이오의 뒤는 에코프로머티(28.36%), 메지온(27.76%), 이수페타시스(22.29%) 등이 자리했다. 톱5에 바이오기업 두 곳이 포진한 셈인데 자산 대비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면서 R&D에 전력투구하는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메지온의 경우 2023년과 2024년까진 조달 규모가 미미했으나 올해 들어 유의미한 수준의 외부 자금을 수혈했다. 메지온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유데나필을 앞세운 심장질환 치료제의 임상 3상 및 상업화 준비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자금 수요를 외부 조달을 통해 해결했다. 메지온 역시 조달 외 캐시인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바이오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2571억원을 순조달했다. 금융사를 제외하고 조달액이 가장 컸지만 자산 규모가 워낙 커 비율은 10%를 하회(9.93%)했다. 설비투자가 성패를 가르는 2차전지 업종 특성상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한 생산능력 확충, 원재료 조달 선제 확보를 위해 움직인 결과로 보인다.

◇삼성·에코프로·이수 그룹 복수 계열사가 조달비율 상위에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들의 존재감도 뚜렷했다. 에코프로그룹의 계열사 두 곳(에코프로머티, 에코프로비엠)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에코프로머티는 상반기 4760억원을 순조달하며 자산 대비 28.36%의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배터리 전구체 사업 확장과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 여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4615억원을 순조달해 자산 대비 9.6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9000억원 이상을 조달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섰다. 양극재 사업 확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소재·화학사업을 영위하는 이수그룹 계열사들도 2곳이 TOP25에 안착했다. 이수페타시스는 2399억원을 순조달했다. 이는 자산 대비 22.29%로, 순조달 비율 기준 4위다. 이수페타시스는 글로벌 반도체·패키징 기판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확충 및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데 이번 조달액 증가는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특수화학 소재 분야를 담당하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434억원을 순조달하며 자산 대비 12.66% 비율을 나타냈다. 동일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함께 조달 상위권에 오른 것은 그룹 차원에서 소재·화학 부문 투자를 위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순위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곳이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3454억원, -1212억원의 조달이 아닌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2025년 상반기 들어 8952억원을 순조달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만 효성티앤씨 자산 대비 16.49%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섬유·화학업황 부진이 장기화되자 대규모 차입을 통해 운영자금을 미리 확충해 재무구조를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 업황 사이클이 불리할 때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 위기 대응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금융권과 카드사, 증권사 등 금융업체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들은 기본 체급이 커 자산대비 순조달 비율 기준으로 최상위에 자리하진 못했지만 펀딩 규모 또한 조단위에 달했다. 산업 기반 기업들과 스케일에서 차이를 보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48조원을 조달했고 키움·삼성증권 또한 약 7조원의 조달 성과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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