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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엔씨, 6년 흑자 끊기고 확장세 '주춤'②2017년 이후 7년 만의 적자, 기부금 줄어든 탓…손실 장기화 부담

황선중 기자공개 2025-09-24 08:00:54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5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문화재단은 지난해 순손실을 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문화재단은 설립사의 고정적인 기부금으로 먹고 사는 만큼 실적이나 재무 흐름이 크게 요동치지 않지만 엔씨문화재단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손실이 2017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란 점이 주목된다. 사회공헌 사업을 위한 비용은 계속해서 커지는데 엔씨소프트로부터 받는 기부금은 줄어든 탓이다. 당장은 큰 타격이 없겠지만 적자 구조가 장기화된다면 지금처럼 사회공헌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움직임엔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업수입 대부분은 엔씨소프트의 기부금

엔씨문화재단은 사실상 모든 수익을 엔씨소프트의 기부금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사업수입 가운데 기부금 비중은 99.7%에 달했다. 연간 기부금 규모는 해마다 상이한 편이지만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2억원 안팎이었다. 반면 사업공헌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보다는 많아서 줄곧 순손실 흐름이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확 바뀌었다. 엔씨소프트가 무려 500억원 가까운 금액을 엔씨문화재단에 기부하면서다. 당시는 엔씨소프트를 넘어 게임업계 최대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모바일게임 '리니지M'이 출시돼 기록적인 흥행을 써내려가던 시기였다. 기부금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나눠 유입됐다.


결과적으로 엔씨문화재단 연간 사업수입은 1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일례로 2018년 사업수입은 161억원으로 전년(2억원) 대비 76배 증가했다. 이에 반해 사업비용은 26억원에 불과했고 순이익 136억원이 발생했다. 2019년~2020년에도 160억원 수준의 기부금이 유입됐고 대규모 순이익을 남겼다.

대규모 기부금 지급이 끝난 이후로도 순이익은 이어졌다. 엔씨소프트가 지급하는 기부금이 매년 6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업수입이 42억원으로 전년(64억원) 대비 33.9% 감소한 것이다. 대규모 기부금이 지급된 2018년 이후 가장 적은 사업수입이었다.

◇사업비용은 9년 연속 증가세

그런데도 엔씨문화재단이 지출하는 비용은 줄지 않았다. 지난해 사업비용은 64억원으로 오히려 3% 증가했다. 엔씨문화재단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지출이었다. 사업비용은 2015년까지 11억원에 불과했지만 엔씨문화재단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9년 동안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사업비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건비(급여+상여금+퇴직급여+복리후생비+교육훈련비+기타급여) 비중이 41%(26억원)로 가장 컸다. 그 다음은 27.7%(18억원)를 차지한 지급수수료였다. 3위였던 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포함) 비중은 17.2%(11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엔씨문화재단은 사업손실 22억원을 냈다. 사업외수익인 이자수익(12억원)을 반영해도 순손실 10억원이 남았다. 2018년부터 6년간 이어지던 순이익 흐름이 끊기고 7년 만에 순손실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엔씨문화재단 총자산이 472억원(2023년 말)에서 457억원(2024년 말)으로 감소한 이유다.

다만 적자 충격파를 견딜 만한 재무적 체력은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1억원 수준에 차입금은 전무했다. 장기금융상품 108억원어치도 있다. 당장은 적자 속에서도 충분히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적자가 장기화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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