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해소, 달라진 JY]다시 뛰는 이재용, '뉴삼성' 시계 돌아간다①해외출장·현장경영 본격화, 다음 메시지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5-09-29 13:03:06
[편집자주]
2025년 7월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가까이 차고 있던 법적 족쇄를 푼 날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다소 소극적이던 그가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잇딴 출장과 현장경영은 물론 안팎으로 강한 메시지를 내는 분위기다. 시의적절하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빅테크 수주, 모바일 사업 호조 등 겹경사를 맞이했고 주요 계열사들도 낭보를 전하고 있다. 사법리스크 해소 전후로 달라진 삼성그룹과 이 회장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운전대를 잡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부터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례 없는 위기를 초래한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하기 위한 절박함이 느껴진다.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에 비해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랜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탓이 컸다. 하지만 이제 장벽이 걷혔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이 회장의 무대가 이제 시작된 모양새다.
◇AI 반도체왕과 포옹, 침묵 깨고 광폭행보
"내년 사업 준비하고 왔다."
지난달 중순 이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입국하면서 남긴 말이다. 이전까지 취재진에 옅은 미소를 짓거나 안부 인사만 건네던 그였다.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묵직함이 전해졌다. 사법리스크 해소 시점에 달라진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재명 대통령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한 귀국했던 이 회장은 재차 미국으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삼성을 넘어 한미 관세협상, 양국 정상회담에서 적잖은 역할을 했다.
가장 눈길을 끈 장면 하나. 한미 비즈니스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포옹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로 꼽히는 엔비디아 수장과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추후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동맹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다시 돌아온 이 회장은 이번에는 "일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연이은 미국 출장길에서 삼성전자의 테슬라·애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수주,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현지 사업참여 등 굵직한 결과물을 가져온 상황에 남다른 의지까지 느껴진 말이었다.
재계 안팎에서 그의 이러한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이 회장이 수차례 언급한 '뉴삼성'이 공허한 외침에서 끝나지 않고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 체제에서 총수의 무게감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평범한 한마디, 행동에 의미 부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면서 "이 회장을 향해 엇갈린 평가가 있었지만 연일 적극적인 행보는 삼성의 반등에 첫 단추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 회장은 핵심 경영진에 강한 메시지를 내면서 구조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대규모 임원교체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 취임 전후로 삼성그룹이 '안정 속 변화'을 추구해온 부분과 대비된다.

◇계열사 방문 재개 예고, 기술·인재 확보 강조
이달 16일 이 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캠퍼스를 들린 것도 이목을 끈다. 한동안 잠잠했던 현장경영을 재개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회장은 해당 사업장에서 주요 생산시설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4조1000억원을 들여 8.6세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꾸리고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와 애플 등 하반기 스마트폰 신작 패널 공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장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한 건 202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디스플레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로드맵을 살피는 동시에 임직원을 독려하는 차원이다.
앞서 이 회장은 기술력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왔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를 계기로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을 다루는 주요 그룹사를 찾아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키워드인 인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전날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해 미래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재제일의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일환이다.
다가오는 정기인사도 관전 포인트다. 예년과 달리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임직원 대상의 직무 전환과 희망퇴직 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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